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전시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를 일축했다. AFP·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런 전쟁 상황에서 선거는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당장 선거를 치른다면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킬 쓰나미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만일 우리가 나라를 파괴하고 싶다면 전시 선거를 치르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미하일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이 내놓은 전시 선거 요구를 공개적으로 일축한 발언이다.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의 선거 요구
페도로우 전 장관은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민주주의가 러시아에 인질로 잡혀선 안 된다”며 “장기전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완전한 민주적 절차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합법적이고 안전하며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인항공기(드론)를 앞세운 전쟁 전략을 이끌다 지난달 돌연 해임됐고,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여론의 거센 역풍이 일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페도로우 전 장관을 겨눠 “그는 스스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거나 누군가에게 떠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질 직후 벌어진 대규모 반대 시위에 대해서는 군인에 대한 “무례한” 태도라고 지적하며 “언제부터 마케팅이 목숨을 바치는 사람들보다 더 중요해졌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회와 군인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며 “이런 위험한 전개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기 끝났지만 계엄령으로 재임
선거 문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통성과 맞닿아 있다. 2019년 5월 대선에서 승리해 취임한 그의 5년 임기는 2024년 5월 끝났어야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내려진 계엄령을 이유로 선거 없이 재임하고 있다. 이달 초 발표된 우크라이나 사회연구센터(Socis) 조사에서는 정치적 라이벌인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대사가 신뢰도 1위, 페도로우 전 장관이 2위였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6위에 그쳤다.
흑해 휴전 제안에 러시아는 거부
젤렌스키 대통령은 흑해를 지나는 농산물 운송 선박에 대한 공격을 멈추자며 휴전을 제안했지만, 러시아가 자국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습 금지 보장을 요구하며 거부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가 9월 총선 뒤 병력 30만명을 추가로 징집하고, 내년에는 50만명 규모의 병력 증강을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올해 요청한 방공 요격미사일은 360기지만 실제 제공이 예상되는 규모는 264기에 불과하고, 러시아는 연간 최대 1천300기의 탄도미사일 생산능력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국방비 지출이 예상보다 많아 270억달러(약 37조4천200억원)가 추가로 필요하다고도 호소했다.
관련 뉴스 바로가기
젤렌스키 "전시에 선거 치르면 우크라 분열 쓰나미"(종합) (연합뉴스)
젤렌스키 "전시에 선거 치르면 우크라 분열 쓰나미" (MBC)
젤렌스키 "전시에 선거 치르면 우크라 분열 쓰나미"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