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GENIUS법 통과…트럼프 대통령 서명으로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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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첫 포괄적 법률인 지니어스법(GENIUS Act, 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이 하원 표결을 통과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정식 발효됐다. 미국 하원은 2025년 7월 17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308표, 반대 122표로 지니어스법을 가결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인 7월 18일 백악관에서 이 법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지니어스법은 미국 연방정부가 마련한 최초의 본격적인 디지털자산 규제 법률로 기록됐다.

지니어스법은 이보다 앞서 지난 6월 17일 상원 본회의에서 찬성 68표, 반대 30표로 먼저 가결된 바 있다. 공화당 의원 대다수와 함께 민주당 의원 18명이 찬성표를 던지며 초당적 지지를 받았고, 공화당에서는 랜드 폴 상원의원과 조시 홀리 상원의원 두 명만 반대표를 행사했다. 하원 표결에서도 공화당 206명과 민주당 102명이 찬성하며 여야를 아우르는 지지를 재확인했다.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절반을 크게 웃도는 찬성표가 나온 것은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으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의 핵심

법안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에 부과되는 준비금 및 감사 요건이다. 지니어스법에 따라 모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미국 달러 등 발행 물량과 동일한 가치의 준비자산을 1대1로 보유해야 하고, 정기적인 외부 감사와 공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준비자산은 현금이나 단기 국채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구성하도록 제한되며, 발행사는 매월 준비금 구성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또한 은행 및 비은행 금융기관이 연방 또는 주 정부의 인가를 받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연방예금보험공사, 통화감독청, 연방준비제도 등 기존 금융감독기구가 발행사 인가와 감독을 분담하는 구조로 설계됐으며, 발행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는 대형 발행사는 연방 차원의 직접 감독을 받도록 했다. 이는 그동안 규제 공백 상태에 있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연방 차원의 감독 틀을 처음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소비자 보호 조항도 포함돼 발행사가 파산할 경우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우선 변제권을 부여하도록 규정했다.

동반 통과된 클래러티법과 반CBDC법, 향후 전망

하원은 같은 날 지니어스법과 함께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를 규정하는 클래러티법(CLARITY Act)도 찬성 294표, 반대 134표로 통과시켰다. 클래러티법은 특정 디지털자산이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중 어느 기관의 감독을 받을지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상원 본회의 표결은 아직 이뤄지지 않아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인 상태다.

아울러 연방준비제도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금지하는 반CBDC 감시국가방지법(Anti-CBDC Surveillance State Act)도 찬성 219표, 반대 210표의 근소한 차이로 하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공화당 의원 217명이 찬성하고 민주당 의원 210명이 반대하는 등 정당별 표결 성향이 뚜렷하게 갈렸으며, 역시 상원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세 법안이 같은 날 나란히 표결에 부쳐진 것을 두고 현지 언론은 이번 회기를 ‘크립토 위크’로 부르며 의회가 디지털자산 입법에 속도를 낸 한 주였다고 평가했다.

지니어스법 논의 과정에서는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금융기관들이 법안 취지에 공개적으로 공감 의사를 밝히며 관심을 끌었다. 이들 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전통 금융권도 디지털자산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개별 은행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나 공식 지지 성명이 확인된 것은 아니며, 업계 전반의 반응은 향후 시행세칙 마련 과정에서 더 구체화될 전망이다.

지니어스법 발효로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차원의 규제 틀을 갖춘 주요국 중 하나가 됐다.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 등 관계 당국은 법 시행을 위한 세부 규정과 감독 체계 마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발행사 인가 요건과 준비금 검증 방식 등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법 시행까지는 통상 규정 제정에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각국 금융당국도 미국의 입법 사례를 참고해 자국 내 스테이블코인 규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현재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규율하고 있으나, 스테이블코인에 특화된 규제 체계는 아직 정립 단계에 있어 미국의 제도 설계가 정책 참고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등 국내 관계 당국이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제도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번 미국 입법이 국내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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