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여름철 비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2025년 7월 20일 기준 서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27퍼센트 상승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6월 27일 발표하고 6월 28일부터 시행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 대책 이후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가운데 나온 수치로, 하반기 이사철을 앞두고 전셋값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부동산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단지, 역세권 중심으로 상승 계약 확산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전세시장은 대단지와 역세권, 학군 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잇따라 체결되면서 전체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같은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역시 0.27퍼센트 상승해 전세와 매매가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자치구별로는 강북권의 노원구, 도봉구, 성북구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이 관측됐고,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폭이 이전 주보다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치구별 등락 폭은 발표 시점마다 달라질 수 있어 개별 수치는 한국부동산원의 공식 통계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세가격 상승의 배경으로는 임차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가운데 신규 전세 매물이 시장에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꼽힌다. 서울 시내 다수 지역에서 재건축, 재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와 맞물려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자와 실제 매물 사이의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주 여건이 좋은 역세권과 학군 수요가 몰리는 단지는 매물이 나오는 즉시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가 많아, 호가가 이전 계약 대비 한 단계씩 올라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전국 단위로 보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0.11퍼센트 상승해 서울의 상승폭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이는 지방 대비 서울 지역의 임차 수요 쏠림 현상이 여전히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울 안에서도 직주근접이 가능한 도심권과 교육 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대출 규제 이후 전세 매물 감소 우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내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소득이나 주택 가격과 관계없이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대책을 내놓았다. 이 조치는 6월 28일부터 시행됐으며, 잔금대출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고 중도금대출은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대출 규제로 매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임대인들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서 순수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세 매물 감소 폭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 공식 통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만큼, 매물 감소의 정확한 규모는 향후 발표되는 통계를 통해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전세를 구하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매물 자체가 줄어들면서 계약 과정에서 가격 협상력이 약해지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반기 전망과 정책 대응 필요성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실시한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조사에서도 응답자 상당수가 하반기 전셋값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규 매물 공급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을 두고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임차인 보호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시장 불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전세자금 지원 제도 보완 등이 검토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정부와 서울시가 전세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할 경우 추가 대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출 규제와 공급 정책이 균형을 이루지 못할 경우 서민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세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대출 규제와 맞물려 있는 만큼,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 정책이 균형 있게 병행되어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