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한국 반도체·전력기기주 하락

미국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한국 반도체·전력기기주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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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함께 차지한 뒤, 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아마존·애플·메타 등 대형 기술기업 주가가 크게 올랐다. 시장은 민주당이 데이터센터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을 오히려 빅테크의 AI 투자 부담을 덜어 줄 요인으로 받아들였다.

빅테크 5개사 동반 강세

아마존 주가는 이날 장중 7.4% 뛰어 3개월 사이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다. AI 인프라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애플은 약 7%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메타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상승률은 2~6.3%였다.

상승폭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다섯 회사의 시가총액 증가분은 하루 만에 7500억달러(약 100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풀린 점도 상승에 영향을 줬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해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을 급격하게 바꾸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투자 부담 완화로 읽힌 규제 가능성

빅테크 주가는 그동안 AI 인프라에 쏟는 거액이 실제 수익으로 돌아올지에 대한 의구심 탓에 약세를 보여 왔다. 주요 빅테크가 올해 계획한 자본지출은 모두 합쳐 7400억달러를 웃돌아, 지난해 4000억달러보다 크게 불어났다. 최근 실적 발표 때도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에 돈이 더 들어가 현금흐름이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민주당 승리로 새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시장의 시각이 바뀌었다. 대규모 시설을 이미 갖춘 빅테크로서는 새 공급이 막히면 보유한 컴퓨팅 자원의 값어치가 오르고, 신규 시설에 들어갈 자본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도 누그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트 호건 B. 라일리 웰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선거 이후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다소 느려지거나 장애물을 만날 수 있다”라며 “대형 기술 기업들은 이미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과잉 건설이 줄어들면 기존 자산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설이 완만해지면 기업들이 져야 할 자본지출 부담도 가벼워질 수 있다고 봤다.

선거 쟁점으로 떠오른 데이터센터

텍사스·조지아·오하이오처럼 데이터센터가 몰리는 주에서 새 시설을 제한하고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내세운 민주당 주지사 후보들이 당선됐다. 선거 기간 주민들은 데이터센터의 전력·물 사용, 소음, 공공요금 인상에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의 핵심 거점 텍사스에서 당선된 지나 히노호사 주지사 당선자는 주민 보호 장치가 갖춰질 때까지 새 시설 건설을 멈추겠다고 내걸었다. 조지아와 오하이오에서도 개발업체가 내야 할 비용을 늘리거나 건설 허가 문턱을 높이겠다는 공약이 나왔다.

주민 투표로 개발을 막는 움직임도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방안을 유권자 투표로 통과시킨 지역은 미국에서 최소 38곳이다. 몇몇 지역은 새 시설 공사를 일정 기간 멈추거나 전력을 많이 쓰는 시설을 제한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은 민주당 강세 지역에 한정되지 않아 두 정당 모두 관련 정책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처지다.

신규 개발 기업·한국 관련주는 약세

새 데이터센터 개발에 주력해 온 기업들은 타격을 입었다. 어플라이드디지털과 아이렌의 낙폭은 이날 장중 6~13%였다. AI 클라우드 기업인 코어위브와 네비우스도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는 만큼 앞으로의 규제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늘어나는 AI 컴퓨팅 수요를 감당하려고 돈을 크게 빌려 시설을 짓고 있는데, 건설 허가가 늦어지거나 세제 혜택이 줄면 비용이 커지고 고객에게 자원을 내주기까지 걸리는 기간도 길어진다.

한국 증시에서도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가 번지며 반도체·전력기기 종목이 내렸다. 민주당이 상·하원 과반을 확보하고 5곳의 주지사가 바뀐 가운데, 민주당 소속 주지사 당선인들이 건설 유예와 전력망 증설 비용 부담 확대, 세제 혜택 축소를 내걸자 사업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걱정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5.73%, SK하이닉스는 8.17% 하락했고 LS ELECTRIC은 11.15%, HD현대일렉트릭은 8.55% 떨어졌다.

다만 민주당 승리가 곧 미국 전역의 건설 중단을 뜻하지는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를 계속 이끌고 있어 연방 차원의 입법에는 제약이 따르고, 단기적으로는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인허가 정책이 더 직접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계획이 지연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빅테크도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마존·MS·구글·메타 역시 신규 데이터센터로 AI 컴퓨팅 자원을 늘리고 있어, 건설이 늦어지면 서비스 확장과 미래 매출 증가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상승을 규제가 빅테크에 무조건 유리하다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고, 과도한 AI 투자 경쟁의 속도가 누그러질 가능성을 시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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