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7일(현지시간) 이란 외교가와 국제사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 최후통첩을 둘러싸고 팽팽한 긴장 속에 하루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정한 시한 내에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와 교량 등 에너지·인프라 시설을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했고, 이에 이란 외교관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골적인 조롱으로 맞섰다. 그 사이 이란 국내에서는 미 해군의 봉쇄로 인한 물가 상승과 실업난 속에 주민들이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트럼프, 48시간 최후통첩…발전소·교량 타격 위협
트럼프 대통령은 4월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비속어가 섞인 글을 올려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을 요구했다. 그는 이란이 48시간 안에 해협을 열지 않으면 발전소를 시작으로 에너지 인프라와 교량을 파괴하겠다고 밝혔다. 시한은 미국 동부시간 4월 6일 오후 8시, 한국시간으로는 4월 7일 오전 9시로 설정됐다. 이번 통첩은 지난 3월 21일 제시했던 48시간 시한과 3월 23일, 26일 두 차례 연장에 이어 나온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내놓은 최후통첩은 이번까지 여러 차례 반복됐다. 이처럼 반복된 시한 설정과 연장은 이후 이란 내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트럼프는 언제나 겁을 먹고 물러선다’는 뜻의 조롱 섞인 표현이 확산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란 외교가, 노골적 조롱으로 맞대응
이란 외교부와 재외공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대신 조롱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란 재외공관들은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풍자하는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고,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시한 만료를 몇 시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겨냥해 ‘심각하게 무책임하고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란의 한 전직 외교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위협 카드를 반복해서 꺼내들고 있지만 이란은 그렇게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란 협상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입장 번복을 겨냥해 비판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봉쇄 속 이란 주민들의 생존 사투
외교적 신경전이 이어지는 사이 이란 국내 경제는 미 해군의 봉쇄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요 수출입 통로가 사실상 막히면서 이란 정부는 원유 저장 위기에 직면했고, 일반 주민들은 치솟는 식료품 가격과 급증하는 실업률 속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태가 어떤 방식으로든 빨리 끝나 민생 부담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실제 위기의 대가를 치르는 것은 정치 지도부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중동 정세 향방과 전망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시한이 임박하면서 중동 정세는 또 한 차례 고비를 맞았다.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 요청에 따라 시한을 여러 차례 연기한 전례가 있어, 이번 최후통첩 역시 실제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추가 협상과 연기로 마무리될지 주목됐다. 이란 측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관련한 제안을 내놓으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후 며칠간 양측의 외교적 움직임이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에 미치는 영향도 계속 주시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