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한국 정부에 공무원 노조 활동 보장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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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한국 정부에 공무원 노조 활동 보장 권고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자유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공무원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보장하고, 조합원 이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제·사회정책 사안에 대해 노조가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화에 나서라고 권고했다. 고용노동부는 11월 27일 이 같은 내용의 권고안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55차 ILO 이사회에서 채택·공개됐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2024년 3월 5일 ILO에 제기한 진정(사건번호 제3457호)에 대한 결사의자유위원회의 심의 결과다. 두 노조는 진정서에서 2022년 11월 공무원노조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공공·노동정책 관련 총투표를 실시하려 하자 당시 정부가 투표 중단을 명령한 점, 일부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의 노조 가입이 제한된 점, 정부가 단체협약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이러한 조치가 결사의 자유에 관한 ILO 핵심협약인 87호와 98호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2021년 2월 국회에서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87호 협약과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에 관한 98호 협약 등 ILO 핵심협약 비준동의안을 의결했고, 같은 해 4월 비준서를 기탁해 2022년 4월부터 협약의 효력이 발효됐다. 전공노는 2018년 합법화된 이후 임금과 근로조건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정부와 교섭을 이어왔으나, 정치적 의견 표명과 단체교섭 범위를 둘러싸고 정부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진정은 이러한 갈등이 국제기구의 심의로까지 이어진 사례로, 공무원 노동권을 둘러싼 국내 논의가 국제적인 관심사로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결사의자유위원회의 주요 권고 내용

결사의자유위원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협약을 위반했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다만 위원회는 공무원 노동권 보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 가지 사항을 권고했다. 첫째, 조합원의 이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제·사회정책 사안에 대해 공무원노조가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전공노가 대화와 협의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둘째, 지방자치단체 6급 팀장급을 포함한 공무원들이 스스로 단체를 설립하고 가입하며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밝혔다. 셋째, 공무원의 고용 조건과 관련된 정책·운영상의 결정을 노사 교섭 대상에서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아울러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 확대와 단체교섭 범위 확대 등 이번 진정에서 제기된 나머지 쟁점들은 협약·권고 적용에 관한 전문가위원회(CEACR)로 회부해 지속적으로 검토하도록 했다. 결사의자유위원회의 권고는 지침적 성격을 가지며, 회원국에 즉각적인 법적 의무를 발생시키지는 않는다.

정부와 노동계의 반응

고용노동부는 권고 발표 직후 참고자료를 통해 결사의자유위원회가 한국이 협약을 위반했다고 보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위원회 권고의 취지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공무원 노동권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이나 시행 시기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노동계는 이번 권고를 국제기구가 공무원 노동권 확대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공노를 비롯한 공무원 노동조합들은 그동안 공무원의 단체교섭 범위가 임금과 근로조건 등 제한적인 사안에 머물러 있고, 일부 직급과 직종의 노조 가입이 막혀 있는 점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 왔다. 노동계는 정부가 이번 권고를 계기로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번 권고는 당장 국내법 개정을 강제하지는 않지만, 공무원 노동권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의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자유와 단체교섭 범위 확대 문제가 ILO 전문가위원회의 후속 검토 대상에 포함된 만큼, 관련 논의는 국제 무대에서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어떤 수준의 제도 개선안을 내놓을지, 그리고 노동계가 이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에 따라 향후 공공 부문 노사관계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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