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신작 ‘가능한 사랑’ 6일 넷플릭스 전 세계 공개

이창동 신작 ‘가능한 사랑’ 6일 넷플릭스 전 세계 공개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창동 감독의 신작 영화 ‘가능한 사랑’이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해고 노동자와 다큐멘터리 감독의 만남

‘가능한 사랑’은 9월 13일(현지시간)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국내 극장에서 2주 동안 한시 상영된 뒤 넷플릭스로 공개됐다. 해고 노동자 호석 역은 설경구, 아내 미옥 역은 전도연이 맡았다. 조여정은 두 사람의 삶을 기록하려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를, 조인성은 예지의 부유한 남편 상우를 연기했다. 경향신문 교차 소스에 따르면 이 영화는 2009년 쌍용자동차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가 모티브다.

예지는 호석과 미옥을 자신의 영화에 담으면서 이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한편으로 자기 작품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영화는 경제적 계급과 살아온 과정이 다른 두 부부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감독은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한국과 해외에서 극장 개봉을 했지만 제한된 극장에서 상영돼 주로 영화애호가들이 봤을 것”이라며 “일반 관객들에게는 처음 공개하는 셈이라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자본과 창작의 독립성에 대한 고민

이 감독은 타인의 고통을 영화 소재로 다루는 예지의 윤리적 고민과 성공을 바라는 욕망에 자신의 처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뭘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그 안에서 또 저의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 같은 거대 자본의 힘을 빌려서 영화를 하는 나 같은 사람도 그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독립성을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10여 년 전에도 해고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준비하다 중단했다. 노동자들의 고통을 극적인 이야기로 재현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은지, 영화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지, 누구 편에 서야 하는지, 이들의 편에 얼마나 가까이 설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예지의 심정에 빗대 떠올렸다.

AI 시대 노동 가치와 배우들의 연기

영화에는 인공지능 등장과 함께 달라지는 노동의 가치에 대한 문제의식도 담겼다. 이 감독은 이윤이 노동자의 권리보다 앞서는 현실을 언급하며 “노동의 가치나 의미가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수익성이 노동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또 “AI 등장과 함께 (이런 경향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감독은 오랫동안 취재하며 인연을 맺은 해고 노동자들이 영화를 본 뒤 치유받는 것 같았다고 전해 들었다며 다행이라고 말했다. 네 배우의 작업에 대해서는 “네 명이 나를 수월하게 해줬다”며 “연기를 잘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 인물로 잘 살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설경구와 전도연에 대해서는 “배우와 감독으로 다시 만났다기보다 서로를 잘 이해하는 사람들끼리 일하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설경구는 이 감독의 전작 ‘박하사탕’(2000)과 ‘오아시스’(2002)에, 전도연은 ‘밀양’(2007)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조여정과 조인성은 이번 작품에서 이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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