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5일(현지시각) 미국 와이오밍주 래러미카운티에 데이터센터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약 24조원)이고, 구글이 와이오밍에 세우는 첫 데이터센터다.
민주당 의회 장악 뒤 나온 발표
구글은 블로그로 이번 계획을 알렸다. 발표 시점은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민주당이 미국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차지한 직후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 41건 가운데 40건이 건설에 반대하거나 건설을 제한하는 쪽으로 결론 났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지역 주민들의 생활비 부담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텍사스·조지아 같은 곳에서도 데이터센터 개발을 비판해 온 후보들이 당선됐다.
와이오밍은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2024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곳 득표율은 70%를 넘었고,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주지사와 연방 상·하원의원 자리를 공화당 후보들이 가져갔다. AI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력망 부담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신규 시설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기요금은 구글이 내고 냉각은 공기로
구글은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력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시설 확충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 비용도 구글이 맡는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기를 사용하는 데다 기존 전력망에 의존할 경우 지역 주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서버 열을 식힐 때도 물 대신 공기를 이용하는 공랭식을 적용한다.
스티브 월터 구글 글로벌 인프라·에너지 담당 부사장은 “지역사회와 협력해 데이터센터를 책임 있게 건설하겠다”며 “시설에서 사용하는 전력 비용과 추가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702MW 연료전지와 20년 전력 계약
필요한 전기 가운데 일부는 702메가와트(MW)급 천연가스 연료전지 발전시설에서 받는다. 블룸에너지 기술을 활용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포집해 땅속에 저장할 계획이다. 가스터빈 발전과 달리 연료전지는 연소 과정 없이 전기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데이터센터 전력을 확보하려고 연료전지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천연가스 터빈은 주문이 몇 년 치 밀려 있고, 원자력발전은 인허가와 건설에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 블룸에너지는 연료전지를 빠르면 90일 만에 설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사업에는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AEP), 톨그래스 에너지, 블랙 힐스 에너지, 릴레이티드 디지털이 함께한다. AEP는 지난달 약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를 이 발전사업에 투입한다고 밝혔고, 구글과 20년 장기 전력 구매 계약(PPA)도 체결했다. 올해 착공해 2028년 말까지 설비를 완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구글은 다른 에너지 기업들과도 협력해 추가 전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재산세 수입과 주민 협의체
구글은 이번 투자로 현지 지방정부와 교육기관에 수억달러의 재산세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트너사들과 함께 지역사회 협의회도 구성해 주민들의 우려를 듣고 해결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