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11년 만에 폐지, 삼성전자·LG전자는 2분기 실적 동반 부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이른바 단통법이 2025년 7월 22일 자정을 기해 시행 11년 만에 폐지된다. 2024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따른 조치로, 이동통신 3사에 적용되던 공시지원금 상한 규제가 사라지면서 국내 휴대전화 유통 시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예고된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전자·IT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잇달아 공개되며 업계의 관심이 규제 변화와 실적 두 가지 이슈에 동시에 쏠리고 있다.
단통법 폐지 배경과 시행 내용
단통법은 2014년 10월 이동통신사의 과도한 단말기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이용자 차별을 막고 통신 요금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시행 이후 보조금 상한선이 사실상 가격 기준처럼 작용하면서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금 규모가 오히려 제한되고, 이동통신 유통 시장이 경직됐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런 지적을 반영해 국회는 2024년 12월 본회의에서 단통법 폐지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후속 절차를 거쳐 시행 시기를 2025년 7월 22일로 확정했다. 법 폐지 효과는 소급 적용되지 않으며, 7월 22일 0시 이후 신규로 체결되는 가입 계약부터 적용된다.
이번 조치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그동안 상한선에 묶여 있던 공시지원금과 유통점 추가지원금을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게 됐다. 요금할인, 즉 선택약정할인과 공시지원금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기존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지원금 규모 자체를 이동통신사와 유통점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되면서 단말기 구매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LG전자 2분기 잠정실적
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이미 공개된 주요 전자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7월 8일 2분기 잠정실적으로 연결 기준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을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약 56퍼센트 감소한 수치로, 반도체(DS) 부문이 재고 관련 충당금 반영과 대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이익이 줄어든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LG전자도 같은 7월 7일 2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조7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퍼센트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6퍼센트 급감했다. LG전자는 주요 시장의 소비 심리 회복 지연과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관세 부담, 경쟁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이 포함된 확정 실적을 7월 25일 오후 4시 콘퍼런스콜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하반기 통신·IT 업계 전망
업계에서는 단통법 폐지와 주요 기업들의 부진한 2분기 실적이 맞물리면서 하반기 국내 IT·통신 업계의 투자와 경쟁 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보조금 규모를 놓고 초기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으며,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등 신사업 분야에서의 실적 개선 여부가 하반기 경영 전략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반도체 업황의 경우 메모리 가격 회복 속도와 인공지능 관련 수요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공시지원금 상한이 사라짐에 따라 자본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알뜰폰 사업자들의 입지 변화 여부도 업계의 주요 관찰 포인트로 남아 있다. 정부와 통신업계는 법 폐지 이후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소비자 보호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앞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여파로 지난 4월 19일부터 7월 14일까지 위약금 면제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이 기간 가입자가 72만명 순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5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안을 마련하고 향후 5년간 7000억원을 정보보호 강화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통법 폐지로 지원금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 3사가 가입자 유치와 신뢰 회복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