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전속계약 인권 보호 조항 둘러싼 하이브·어도어 반박

뉴진스 전속계약 인권 보호 조항 둘러싼 하이브·어도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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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어도어가 6일 입장문을 냈다. 뉴진스 멤버들이 10대 연습생 시절 맺은 전속계약이 유례없이 제약적이라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대해 “뉴진스 전속계약서에는 기본적 인권 보호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같은 날 민희진 전 대표 측도 입장을 내 계약서 작성 책임을 두고 하이브와 맞섰다.

초상·음성 권리와 위약금, 미용 비용 조항

NYT는 멤버들의 비밀 계약서를 입수했다며 이 계약이 한국 정부의 표준계약서와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NYT가 공개한 계약서는 멤버들이 14~17세였던 시기에 체결한 것이다.

계약이 끝난 뒤의 권리 문제가 첫째로 꼽혔다. 표준계약서는 계약이 끝나면 대중문화예술인의 이름·이미지·목소리에 대한 레이블의 권리가 사라지도록 정하는데, 뉴진스 계약서에는 이 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NYT는 이 때문에 소속사가 뉴진스의 초상권과 음성권을 계속 쓸 수 있고, 이를 학습시킨 AI로 음성 복제본이나 챗봇까지 만들 수 있다고 봤다. 다만 NYT도 이 부분이 법적으로 명확하지는 않다는 식의 단서를 달았다.

해지 조건과 비용도 문제가 됐다. NYT는 회사가 원해서 계약을 끝내더라도 멤버들이 거액의 위약금을 물게 한 조항을 지적했다. 연습생 기간 소속사가 성형수술 등 미용 시술에 들인 돈의 상당 부분을 멤버들이 갚도록 한 내용도 계약서에 있다고 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멤버들은 데뷔 전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었고, 어도어 측이 그중 몇 명에게 미용 시술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멤버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조항도 여럿 담겼다. 법으로 금지된 행위는 물론 불성실한 태도, 자기관리 소홀, 부적절한 연애, 차별 발언, 회사와의 분열 조장이 제한 대상이었다. 회사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사실이든 허위든 드러내지 못하게 했다.

미성년자 보호 공백과 서명 전 협의

NYT는 미성년 보호 장치가 빠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학습권·수면권·휴식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없고, 청소년 공연자에게 지나치게 긴 시간 서비스를 시키지 못하게 하는 조항도 없다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를 인용해 새벽 2시까지 연습하는 날이 적지 않았고 트레이닝 공간은 비디오카메라로 녹화됐다고 전했으며, 멤버 5명 가운데 4명은 학교를 그만뒀다고 보도했다.

서명 전에 조항을 바꿔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내용도 나왔다. 한 멤버의 부모는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일부 조항의 변경을 요청했지만, 어도어 부사장이 “초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계약 자체를 재검토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사실상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계약서를 살펴본 노종언 변호사는 “최근 메이저 레이블 계약에서 보기 드문 수준으로 아티스트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충분한 논의 끝에 체결됐다는 하이브·어도어 입장

하이브와 어도어는 협의가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두 회사는 “계약은 2022년 1월 7일에 계약서 초안이 공유된 이후 4월 들어 계약이 체결됐다”며 “석 달에 걸쳐 질의응답 세션, 이메일 소통, 아티스트 측 변호사 검토를 거친 수정 논의 등 긴 대화가 이뤄졌다. 당시 계약이 양측의 충분한 논의 끝에 체결됐다는 점은 법원 결정을 통해서도 인정됐다”고 밝혔다.

NYT가 지적한 조항들에도 하나하나 해명했다. 두 회사는 “당사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별도 부속합의서와 인권 보호 조항을 통해 수면권·교육권·휴식권 등을 보장하고 있으며, 비용 분담과 위약벌 산정 방식도 아티스트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CCTV는 연습실 등 공용공간의 안전을 위한 목적으로만 설치했고, AI 콘텐츠에 목소리와 얼굴을 활용할 경우 아티스트의 개별 동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이브는 계약 종료 뒤의 권리는 멤버들과 합의하는 것이 전제이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이름이나 얼굴을 쓰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성형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했다. 뉴진스에게는 채무를 지우지 않고 투자 비용을 모두 회사가 부담했으며, 초기부터 정산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멤버 측 어머니가 아티스트의 비용 부담을 줄여 달라는 의견을 내자 하이브 법무팀이 여러 방안을 마련했으나, 당시 어도어 부대표가 이를 거절해 지금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됐다고 주장했다. 위약벌은 표준계약서와 경제적 효과가 같고 서울고등법원도 관련 조항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하이브의 설명이다. ‘불건전한 이성 교제 금지’ 조항은 아티스트를 보호하려는 것이었고 부모들도 동의했다고 했다.

두 회사는 계약 주체 문제도 꺼냈다. “계약 체결 과정에서 당시 어도어 대표이사였던 민희진과 민희진이 임명한 부대표, 멤버 및 부모, 일부 멤버의 법률대리인이 계약 문구를 조율하고 최종 서명했다”는 것이다. 이어 “당사는 NYT에 이 같은 사실을 설명하고 기사에 민희진이 계약 주체였다는 점을 명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초안은 하이브 법무팀이 작성했다는 민희진 측 반박

현재 오케이 레코즈 대표인 민 전 대표 측은 6일 입장을 내고 책임이 하이브에 있다고 반박했다. 민 전 대표 측은 “뉴진스 전속계약서의 초안은 하이브 법무팀에서 작성했다. 계약서의 수정 작업 역시 하이브 법무팀을 통해 진행됐다”고 했다. 또 “어도어는 하이브가 작성한 계약서를 바탕으로 아티스트 측과 소통하고, 부모들의 질문과 수정 요청을 하이브 법무팀에 전달하며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 입장문도 비판했다. “하이브 대표이사가 승인하지 않으면 자회사 대표이사가 승인할 수 없는 구조를 설계한 뒤,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만들어 입장문을 배포한 것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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