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대차 공장서 한국인 노동자 475명 집단 체포, 외교적 파장 확산

미국 현대차 공장서 한국인 노동자 475명 집단 체포, 외교적 파장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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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총 475명이 불법 체류 및 취업 비자 위반 혐의로 무더기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역사상 단일 사업장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의 단속으로 기록된 이번 사건은 한미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번지며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전반에 파장을 낳고 있다.

미국 이민관세집행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현지시간으로 9월 4일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인근 HL-GA(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조지아 배터리 합작법인)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단속을 벌였다고 5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작전에는 ICE와 HSI를 비롯해 마약단속청(DEA), 연방수사국(FBI), 조지아주 순찰대 등 여러 연방·주 기관이 동시에 투입됐으며, 체포된 475명 가운데 317명이 한국 국적자로 확인됐다.

HSI는 이번 단속이 기관 역사상 단일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조치로는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체포 인원은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적자들로 파악됐으며, 현장에는 배터리 공장 건설에 투입된 여러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뒤섞여 있어 초기에는 정확한 국적별 인원 파악에도 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비자 부정 사용과 인권 침해 논란

체포된 한국인 대부분은 B-1 비자나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해 입국했으나, 단기 방문·상용 목적에 국한된 체류 조건을 벗어나 현지에서 실제 취업 활동에 종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ICE는 “방문자 비자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며 “단기 체류나 관광 비자 소지자는 미국에서 근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해외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지 노동법과 이민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드러낸 사례로 지적된다.

특히 체포 과정에서 한국인 노동자들이 수갑이나 케이블타이로 손목이 결박된 채 연행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이민 당국이 근로자들의 손을 케이블타이로 묶어 연행하거나, 한국인들을 줄지어 세운 뒤 소지품을 수색하는 모습이 담겨 한국 내 여론의 반발을 샀다.

한국 정부의 긴급 대응과 외교적 협상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사건 발생 직후 “한국 기업과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등 미국 투자 기업 관계자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어 비자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 측과의 협의를 통해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향후 미국 재입국 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외교부와 법무부는 체포된 한국인들의 조기 석방과 자진 출국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조지아주 포크스톤 ICE 구금시설에 수용됐던 한국인 317명 가운데 316명이 구금 약 일주일 만인 9월 12일 대한항공 전세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강제 추방이 아닌 자진 출국 형식을 택함으로써 향후 미국 재입국 시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려는 외교적 조치로 풀이된다.

배경과 향후 전망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이후 불법 체류자 단속을 이민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워 왔으며, 이번 사건은 그 연장선에서 대규모 외국인 투자 사업장까지 단속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체포 파장에도 불구하고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혀 강경 기조를 이어갔다.

이번 사건은 한국 기업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제도적 위험을 드러낸 계기로 남았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현지 노동법과 이민법에 대한 사전 검토를 강화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해외 진출 기업에 대한 법무 지원과 비자 관련 가이드라인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미 양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투자 기업 근로자들의 원활한 비자 발급과 체류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사건의 파장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체포됐던 한국인 근로자 일부는 구금 및 이송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ICE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고,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백악관 측에 사과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향후 미국 내 대형 제조시설을 건설 중인 다른 한국 기업들의 인력 운용 방식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부와 기업 모두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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