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4년 기준 콘텐츠산업조사 결과, K팝을 중심으로 한 국내 음악산업의 수출액이 18억145만달러, 원화로 약 2조4900억원(환율 1385원 기준) 규모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액 가운데 게임산업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치로, 문화 콘텐츠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전통 수출 품목에 이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콘텐츠산업조사(2024년 기준)’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액은 140억7543만달러로 전년보다 5.5%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같은 기간 국내 콘텐츠산업의 총 매출액도 157조40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늘었다. 분야별로는 게임산업이 85억347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60.4%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고, 음악산업이 18억145만달러로 두 번째, 방송·영상산업이 12억5718만달러로 세 번째로 컸다. 음악산업 수출액에는 음반·음원 판매뿐 아니라 해외 공연, 저작권 사용료, 굿즈 판매 등이 포함된다.
음반 수출 증가세, 세계 3위 음악 수출국 도약
이후 발표된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를 보면 이 같은 흐름은 2026년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2026년 상반기(1~6월) 실물 음반 수출액은 2억5747만8000달러, 원화로 약 382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었으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세웠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7411만8000달러를 수입해 처음으로 한국 음반의 최대 수입국에 올랐고, 중국이 6117만7000달러로 2위, 일본이 4561만2000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이 3년 9개월 만에 발매한 정규 5집 ‘아리랑’이 3월 나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에 오르고, 블랙핑크의 세 번째 미니앨범 ‘데드라인’이 2월 발매 이후 6월까지 약 200만장 판매고를 올리는 등 대형 그룹의 컴백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한국은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위 음악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기획사 실적 성장과 남은 과제
개별 기획사 실적에서도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국내 최대 음악기획사인 하이브는 2025회계연도 연간 매출이 2조6500억원, 약 18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17.5% 늘며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다고 밝혔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마케팅과 신인 육성 등에 대한 투자 확대 영향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 사이의 괴리가 함께 드러났다. 이는 음반과 음원 판매를 넘어 공연, 팬 플랫폼, 지식재산권 사업 등으로 수익 구조가 다변화되는 과정에서 투자 비용도 동반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음반 수출 실적이 특정 시기 2년 연속 둔화 신호를 보인 적이 있었던 만큼, 인기 그룹의 컴백 주기에 따라 수출액이 크게 출렁이는 구조적 변동성을 낮추고 해외 공연과 라이선싱 등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것이 업계의 과제로 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콘텐츠 제작 지원, 해외 진출 지원, 저작권 보호 강화 등 정책적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악산업을 포함한 콘텐츠 수출 확대가 화장품과 식품 등 이른바 K-소비재 수출에도 간접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반기 이후에도 주요 K팝 아티스트들의 컴백과 월드투어 일정이 이어질 예정인 만큼, 음악산업 수출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증가세를 계속 이어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