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 12개 단체, 정부·국회 중장기 지원 대책 촉구

드라마 제작 12개 단체, 정부·국회 중장기 지원 대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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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오전 드라마 제작 관련 12개 단체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부와 국회에 중장기 지원 대책을 촉구했다.

K-드라마 제작 편수 2년 새 30%가량 감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한국방송협회·한국방송작가협회 등은 ‘K-드라마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은 송병준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회장이 주관했다.

단체들은 “K-드라마 제작 기반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위기는 한 업계의 경영난을 넘어, 한류와 국민경제가 함께 풀어야 할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들 협회의 집계로는 2022년 141편이던 국내 드라마 제작 편수가 2년 만에 30%가량 줄었다. 지상파 3사(KBS·MBC·SBS)의 드라마 편성도 2012년 91편에서 2023년 32편으로 급감했다. 주중 드라마 편성을 접는 채널도 이어졌다.

업계는 글로벌 OTT 중심의 제작비 급등과 광고 매출 감소에 따른 방송사의 편성·투자 축소를 위기 원인으로 들었다. 제작사가 IP와 후속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송병준 회장은 “작품이 줄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한 번 무너진 제작 현장은 복구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지난 영광을 돌아볼 때가 아니라 앞으로의 10년을 내다봐야 할 때”라고 밝혔다.

작가·배우·스태프가 전한 현장 위기

기자회견에는 작가·배우·스태프 등 직군별 현장 관계자들이 발언자로 참여했다. ‘나의 아저씨’와 ‘나의 해방일지’ 등을 집필한 박해영 한국방송작가협회 저작권위원장도 현장 상황을 전했다.

박해영 위원장은 “자체 자금만으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국내 제작사나 방송사는 이제 하나도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팀 보조작가 전원이 놀고 있고, 이야기 창작자들이 웹툰이나 게임 등 다른 장르로 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송영웅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이사장은 “드라마 편성 축소로 협회의 연간 저작권 사용료 징수액이 2024년 약 470억원 수준에서 이듬해 340억원 수준으로 약 130억원이나 급감했다”고 말했다.

김태봉 한국방송촬영인협회 회장과 김종창 한국드라마PD협회 회장은 숙련된 스태프의 현장 이탈을 언급했다. 이들은 수백 명에 달하는 제작 인력이 생계 위기에 놓였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5년간 1조원 투자·지원체계 요구

12개 단체는 연간 드라마 제작 편수 회복을 국가 정책목표로 설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1조원 규모의 중장기 K-드라마 투자·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문화체육관광부·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국회가 참여하는 범정부 종합 대응 체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업계는 1조원 지원안을 연간 2천억원씩 5년에 걸쳐 나눠 지원하는 구조로 설명하며 산출 근거를 내놨다. 편당 100억원 수준의 중저예산 드라마를 연간 40편가량 제작하면 비용이 약 4천억원 든다는 계산이다. 이 가운데 절반인 2천억원은 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 절반은 방송사와 플랫폼이 분담하는 구상이다.

단체들은 제작비 구조를 합리화하고 공정한 제작 관행을 정착시키는 자구책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IP 수익 공유와 제작 생태계 회복 촉구

송병준 회장은 “글로벌 OTT와 국내 드라마 제작 업계가 IP 수익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구조와 성공률에 따른 이익 배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영웅 이사장은 “넷플릭스가 방송법 규제를 받지 않는 부가통신사업자라는 점을 들어 업계의 대화 요청을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연자의 정당한 권리 보장을 위해 글로벌 OTT가 공식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는 몇몇 흥행작보다 국내 제작 생태계를 받치는 기초 체력을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병준 회장은 “100편 중 1편의 글로벌 대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인재를 모으고 일자리를 보장하는 나머지 99편”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글로벌 자본 종속을 끊고 토종 작품을 지키려면 연간 제작 편수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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