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28년 유리기판 반도체 시대 연다… AI 칩 혁신 가속화
삼성전자가 2028년부터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유리기판을 도입하는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23일 공개된 이 계획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용 고성능 패키지 제작에 필요한 핵심 소재로 유리기판을 채택해 충남 천안사업장의 패널레벨패키징(PLP) 라인을 활용할 방침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기판과 실리콘 인터포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소재로 꼽히며,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상용화 시점을 2028년 전후로 잡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리기판 기술이란
유리기판은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서 여러 개의 칩을 연결하는 기판 소재다. 기존에 널리 쓰이던 유기기판이나 실리콘 인터포저에 비해 열팽창 계수가 낮아 고온 공정에서도 변형이 적고, 표면 평탄도가 뛰어나 미세 배선을 촘촘하게 새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다수의 트랜지스터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하나의 패키지에 집적해야 하는 AI 반도체에서는 신호 전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2028년부터 2.5D 및 3D 패키징 공정에 유리기판을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칩과 칩 사이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들도 유리기판 기반 패키징 기술을 2028년 전후 상용화 목표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경쟁력 강화 전략
이번 유리기판 도입 로드맵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패키징 기술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패키징 기술 선점을 통해 AI 반도체 경쟁력을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연결 기준 매출은 74조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94%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DS) 부문이 재고 충당과 첨단 AI 칩에 대한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영향 등으로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로서는 유리기판과 같은 차세대 기술을 통해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 구도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은 첨단 패키징 기술을 앞세워 격차를 좁히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리기판 기술은 반도체 미세공정이 물리적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패키징 단계의 혁신으로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유리기판 기술을 조기에 안정화할 경우, 파운드리와 HBM, 시스템반도체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에서 원스톱 AI 솔루션 체계를 구축 중이며, 유리기판 패키징이 이 전략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유리기판 기술이 실제 양산에 적용되기까지 넘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제조 공정의 안정성 확보, 수율 향상, 원가 경쟁력 확보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삼성전기를 비롯한 부품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의 본격적인 도입 시점을 2027년 이후로 보는 시각도 있어, 상용화 일정은 유동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2028년이라는 목표 시점까지 충분한 준비 기간을 두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유리기판 기반 첨단 패키징 기술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되면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을 다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개선 여부와 함께 유리기판 기술 개발 진척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