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 본격화…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가동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식이 열렸고, 같은 시기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을 위한 사업자 공모 절차도 진행되면서 국내 AI 인프라 확보 경쟁이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아 국가 AI 정책을 총괄하는 최상위 컨트롤타워로 출범했다. 위원회는 기술혁신 및 기반시설, 산업 AI전환(AX), 공공 AI전환, 데이터, 사회, 국제협력, 과학·인재, 국방·안보 등 8개 분과위원회로 구성됐으며, 정부 부처 장관과 함께 34명의 민간 전문가가 각 분과에 배정돼 정책 심의·의결과 부처 간 조정, 이행점검·성과관리 기능을 수행한다. 위원회 출범은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을 국정과제로 내건 정부가 AI 컴퓨팅 인프라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고 범정부 차원의 추진 체계를 갖췄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컴퓨팅 수요 급증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들은 그동안 고성능 GPU 확보 경쟁에서 해외 빅테크에 비해 열세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정부 차원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없이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정책 추진의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부는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AI 서비스 산업을 아우르는 종합 전략을 통해 민간 투자를 뒷받침하고, 공공 부문이 선도적으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자 공모와 GPU 확보 진행
정부는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을 위한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해왔다. 총사업비는 2조5000억원 이상 규모로 추진되고 있으며, 해당 절차에는 삼성SDS 컨소시엄이 참여해 심사를 거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센터가 가동에 들어가기 전인 2027년부터 삼성SDS 데이터센터의 일부 컴퓨팅 자원을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에 우선 개방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GPU 약 1만3000장 가운데 일부를 산업계에 순차적으로 배분하기 시작했다. 이와 별도로 유망 AI 반도체 기업 지원을 위한 예산 494억원과 AI 대전환·신산업 정책기금 8100억원도 함께 편성돼, GPU 구매와 컴퓨팅 인프라 고도화, 국산 AI 반도체 기반 기기의 실증 사업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국가AI컴퓨팅센터가 완공되기 전까지는 민간 클라우드 자원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공급 공백을 최소화하고, 센터 가동 이후에는 산·학·연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컴퓨팅 자원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SK텔레콤, KT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각 기업은 자사 초거대 AI 모델 학습과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대응을 위해 수도권과 지방에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며,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일정은 기업별 발표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다.
전력·부지 확보가 성패 좌우할 전망
업계에서는 이번 정부 주도 인프라 확충이 국내 AI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특성상 대규모 전력과 냉각 설비가 필요한 만큼, 전력 공급망 확충과 부지 확보, 지역 주민 수용성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 역시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부지와 전력 공급 지원,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병행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되고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의 세부 실행계획이 구체화되면, 투자 규모와 GPU 확보 목표치, 데이터센터 조성 지역 등이 순차적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관련 예산과 로드맵을 연말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예산 심의와 사업자 선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세부 투자 규모와 지역별 배치 계획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인프라 확충 의지가 뚜렷한 만큼, 향후 몇 년간 국내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자원 확보를 둘러싼 공공과 민간의 투자가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