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를 적용한 3나노미터(nm) 파운드리 공정 양산을 시작한 지 3년이 넘었다. 업계 최초라는 기술적 타이틀을 확보했음에도 삼성 파운드리와 대만 TSMC 간 시장 점유율 격차는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삼성전자가 차세대 2나노 공정에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30일 경기 화성캠퍼스 S3 라인에서 3나노 1세대 GAA 공정 제품의 출하식을 열고 세계 최초로 GAA 구조를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들어갔다고 공식 발표했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맞닿는 면을 기존 핀펫(FinFET) 구조의 3개에서 4개로 늘린 구조로, 전류를 보다 정밀하게 제어하고 미세 공정에서 발생하는 누설 전류 문제를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3나노 1세대 GAA 공정이 기존 5나노 핀펫 공정 대비 전력 소모를 45% 줄이고 성능을 23% 높였으며 면적은 16%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TSMC는 같은 해 12월 핀펫 구조의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TSMC는 GAA 구조 도입을 2나노 공정부터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GAA 아키텍처를 3나노 단계에서 먼저 적용한 것은 삼성전자가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운드리 점유율은 오히려 뒷걸음
그러나 기술적 선점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실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70%에 육박한 반면 삼성전자는 7~8%대에 머물러 있으며, 양사 간 격차는 3나노 GAA 양산 이전보다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5나노 공정 전후로 벌어지기 시작한 격차가 3나노를 거치면서도 좁혀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는 최첨단 공정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고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는 데는 기술 발표 시점과는 별개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2나노에서 반등 노리는 삼성
삼성전자는 반등의 발판을 3나노가 아닌 2나노 공정에 두고 있다. 회사는 2025년 하반기 2나노 GAA 공정 양산 본격화를 목표로 수율 개선에 주력해왔으며, 초기 시험 생산 단계에서 저조했던 수율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사 확보 측면에서는 2024년 7월 미국 테슬라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텍사스 테일러 신규 공장을 해당 물량 생산에 투입하기로 하는 등 대형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 외에 퀄컴, 구글 등 주요 팹리스 업체들과도 2나노 공정 수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고 대형 고객사 수주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패가 최초 기술 발표 시점이 아니라 양산 이후 수율과 고객 신뢰를 얼마나 빨리 안정화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전자는 평택과 화성 등 국내 생산 거점과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을 활용해 2나노 이후 1.4나노 공정까지 로드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실질적인 점유율 반등 여부는 향후 수 분기의 수주 실적과 수율 지표를 통해 가늠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