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 기업들 AI 혁신 가속화, 글로벌 경쟁력 강화
한국의 주요 IT 기업들이 2025년 하반기 인공지능(AI) 사업에서 잇따라 가시적 성과를 내놓았다. 네이버는 연구개발비를 반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 이상 집행했고, 카카오는 자체 AI메이트 서비스 ‘카나나(Kanana)’의 기능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 개발과 2나노 공정 양산에 나섰으며, LG전자는 AI 홈 허브 신제품을 출시했다. 정부도 국내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민간과 공공 부문이 동시에 AI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생성형 AI 서비스 고도화
네이버는 2025년 상반기 연구개발비로 1조386억원을 집행해 반기 기준으로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네이버는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과 커머스, 클라우드 등 전 서비스에 접목하는 ‘온서비스 AI’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 처리에 특화된 모델로, 금융권과 제조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용(B2B) 챗봇과 문서 자동화 솔루션에 활용되고 있다.
카카오는 자체 AI메이트 서비스 ‘카나나(Kanana)’를 앞세워 생활밀착형 AI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카나나 앱은 그룹채팅에서 활동하는 AI메이트 ‘카나’와 개인화된 AI메이트 ‘나나’로 구성되며, 2025년 10월 탭 형태의 UX 개편과 함께 주제별 특화 AI메이트가 추가됐다. 카카오는 같은 해 하반기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 2025’에서 카카오톡 안에 카나나 기능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회사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서버 전송 없이 기기 안에서만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모델 ‘카나나 나노’를 카카오톡 채팅 요약 등 일부 기능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카오의 2025년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6374억원으로 네이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해, 신규 모델 개발보다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에 무게를 둔 전략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 AI 반도체와 AI 가전으로 승부
삼성전자는 2025년 하반기 경기 평택캠퍼스에서 2나노미터 공정 양산을 시작하며 차세대 AI 반도체 생산 기반을 다졌다. 회사는 2026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26 시리즈에 탑재될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2600’ 개발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엑시노스 2600은 이전 세대 대비 AI 연산 성능을 30% 이상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며, 온디바이스 AI 구동에 필요한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2024년 한 해 연구개발비로 37조7000억원을 투입해 전년 대비 7.8% 늘렸다고 밝혔으며, AI 관련 연구개발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25년 10월 22일 인공지능 홈 허브 ‘LG 씽큐 온(ThinQ ON)’을 국내에 출시했다. 출하가는 24만6000원으로, 이용자가 일상적인 말로 명령을 내리면 AI가 맥락과 공간을 파악해 연동된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앞서 LG전자는 같은 해 8월 AI 홈 플랫폼 ‘LG 씽큐(ThinQ) AI’를 유럽 시장에 정식 출시했으며, 한국과 미국에서 제공하던 기능을 아시아와 중남미 등으로 순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AI 인프라 확충에 대규모 예산 투입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9월 1일 2026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며 전체 23조7000억원 가운데 AI 분야에 10조1000억원을 배정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2025년부터 2026년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 3조5000억원을 투입해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공공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반도체와 통신, 제조업 기반이 AI 산업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라며 민간 투자를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같은 기업과 정부의 움직임은 한국이 생성형 AI, AI 반도체, AI 가전 등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온디바이스 AI와 기업용 AI 솔루션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각 기업의 투자 성과가 실제 매출과 이용자 지표 확대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