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10만3500원 인상, 타결 일시금 250만원…노사 상생 모델 제시
르노코리아는 25일 2025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사원총회 찬반투표에서 55.8%의 찬성을 얻어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르노코리아는 국내 완성차 기업 중 올해 가장 먼저 무분규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13차례 교섭 끝에 도출한 합의안
르노코리아 노사는 지난 4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13차례의 교섭 과정을 거쳐 7월 22일 제9차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찬반투표에는 총 유권자 1,883명 중 1,800명이 참여해 95.6%의 높은 참여율을 보였으며, 이 중 1,005명(55.8%)이 찬성표를 던져 합의안이 통과됐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 내용은 기본급 10만3,500원 인상과 타결 일시금 250만원, 생산성 격려금(변동 PI) 150% 지급 등이다. 특히 기본급 인상폭은 물가상승률과 회사의 경영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속가능한 노사협력 체계 구축
단순한 임금 인상을 넘어서 이번 합의안에는 미래 지향적인 노사관계 발전 방안도 포함됐다. 회사 측은 합의안 타결 후 1개월 내에 ‘2026년 단체협약을 위한 선행적 노사공동 인사제도 개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노사 각 10명씩 총 20명으로 구성되며, 임금 피크제와 통상임금 등을 포함한 임금구조 개선은 물론 근무환경 개선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단기적인 임금 협상을 넘어 중장기적인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의미가 크다.
완성차 업계 임금협상 선도 역할
르노코리아의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은 국내 완성차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 들어 국내 자동차산업은 전기차 시장 확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반도체 수급 불안정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르노코리아가 보여준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노사협력은 다른 완성차 기업들의 임금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 기아, GM코리아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도 올해 하반기 임금협상을 앞두고 있어 르노코리아의 사례가 벤치마킹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 프로젝트 추진 동력 확보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완성차 기업 중 가장 먼저 임금 협상을 무분규로 마무리하면서 보다 안정적이고 유연한 노사 관계를 구축했다”며 “미래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역량 결집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르노코리아는 올해 8월 국내 출시 예정인 전기차 ‘세닉 E-테크 100% 일렉트릭’을 비롯해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변화 대응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노사간 신뢰와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르노코리아의 이번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은 이런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회사는 안정적인 생산 환경을 확보할 수 있고, 노동자들은 적정한 처우 개선과 함께 미래 일자리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향후 과제와 전망
하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전기차 전환에 따른 생산 공정 변화와 신기술 도입에 따른 재교육, 그리고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성 향상 등이 주요 과제로 지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르노코리아의 이번 합의가 노사 상생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이 뒷받침돼야 진정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르노코리아의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모델이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으로 확산돼 업계 전체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