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전북대·원광대·해피독TV 공동 연구팀이 직장인 66명을 대상으로 고품질의 강아지 영상을 시청토록 한 결과, 불안과 부정적인 기분이 줄어든 것은 물론 혈압과 맥박까지 낮아지는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퍼블릭 헬스’(Frontiers in Public Health) 최신호에 실렸다.
정상혈압군 36명·혈압상승군 30명이 15분 시청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를 혈압에 따라 정상혈압군 36명과 혈압상승군 30명으로 나눈 뒤 각각 3분짜리 강아지 영상 5편을 15분간 시청하도록 했다.
영상은 강아지가 수영장에서 뛰놀거나 시골 마당에서 장난치는 모습, 어미 개가 갓 태어난 새끼를 돌보는 모습 등으로 구성됐다. 고화질(4K)로 강아지의 표정과 움직임이 생생하게 담겼으며, 강아지가 카메라를 바라보게 해 시청자와 직접 눈을 맞추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
혈압상승군 수축기 6.65㎜Hg 감소
영상 시청 전후의 혈압과 맥박을 비교한 결과, 정상혈압군에서는 수축기 혈압이 평균 104.03㎜Hg에서 100.87㎜Hg로 3.16㎜Hg 낮아졌다. 맥박도 분당 75.49회에서 72.72회로 2.76회 감소했다.
혈압상승군에서는 변화 폭이 더 컸다. 수축기 혈압은 평균 125.23㎜Hg에서 118.58㎜Hg로 6.65㎜Hg, 이완기 혈압은 88.28㎜Hg에서 83.38㎜Hg로 4.93㎜Hg 각각 낮아졌다. 맥박도 분당 4.12회 감소했다. 성별과 나이, 직무, 반려동물 소유 여부 등의 영향을 보정한 분석에서도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감소 폭은 혈압상승군에서 유의하게 컸다.
불안척도점수와 총기분장애점수도 하락
현재 느끼는 불안 정도를 평가하는 ‘불안척도점수’(STAI-S)는 정상혈압군에서 평균 6.64점, 혈압상승군에서 9.43점 각각 낮아졌다. 긴장과 우울, 분노, 피로, 혼란 등을 종합한 ‘총기분장애점수’(TMD)도 각각 7.92점과 11.77점 감소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베이비 스키마 가설
연구팀은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 한 가지 가능성으로 ‘베이비 스키마’(baby schema)를 제시했다. 베이비 스키마는 큰 눈과 둥근 얼굴, 작은 코와 입처럼 아기를 연상시키는 특징을 보면 사람이 본능적으로 귀여움을 느끼고 관심을 갖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강아지 역시 이런 특징이 두드러지는데, 이 같은 시각적 자극이 뇌의 보상체계와 옥시토신 분비 등에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고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영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직장 환경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가 스트레스를 줄이는 비약물적 보조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면서 “실제 동물을 이용하는 동물매개치료와 달리 알레르기나 위생, 안전 등의 부담이 적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만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조군 없는 예비 연구라는 한계
다만 이번 연구가 강아지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 대상자가 66명으로 많지 않은 데다 강아지 영상을 보지 않은 대조군이 없었고, 한 차례 15분간 영상을 본 직후의 변화만 측정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도 이번 결과를 예비적인 근거로 평가하면서 향후 무작위 대조시험과 장기 추적 연구, 24시간 활동혈압 측정 등을 통해 효과가 실제로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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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건강] 강아지 힐링 영상이 직장인 혈압·불안 낮췄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