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 교환시스템 확산, 장애정도 판정 서류 제출 부담 줄인다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이 의료기관 간 진료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장애정도 판정에 필요한 서류 제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의료정보 교환시스템의 참여 의료기관을 확대하고 있다고 9월 10일 밝혔다. 그동안 장애인 등록이나 장애정도 재판정을 신청하는 국민은 여러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해 진단서와 검사 자료를 발급받아 제출해야 했는데, 이 시스템이 적용된 의료기관에서는 해당 절차의 상당 부분이 전자적으로 처리된다.
장애정도 판정 절차와 서류 부담
현행 장애정도 판정 제도는 주민이 거주지 시군구나 읍면동 등 처리기관에 장애 등록을 신청하면, 처리기관이 의료기관에 장애진단과 서류 발급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의료기관이 장애정도 심사용 진단서를 발급해 처리기관에 통보하면, 국민연금공단이 위탁받아 서류를 심사해 통상 30일 이내, 정밀한 판단이 필요한 심층 심사 건은 60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한다. 이 과정에서 신청인은 여러 병원을 오가며 진단서, 검사 결과지 등 각종 서류를 직접 발급받아 제출해야 했고,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이나 고령자에게는 이 절차 자체가 큰 부담으로 지적돼 왔다.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2019년 설립된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의 표준을 마련하고 이를 적용한 의료기관을 인증하는 업무를 핵심 사업으로 수행해 왔다. 이 인증 업무를 통해 축적한 표준화 역량을 바탕으로 의료기관 간 진료정보 상호운용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의료정보교류시스템의 목표모델과 단계별 추진과제를 마련했으며,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세부 실행방안을 구체화해 왔다. 이번에 확산되는 의료정보 교환시스템도 이 같은 진료정보 교류 체계의 연장선에서, 장애정도 판정에 필요한 서류를 의료기관 간 전자적으로 주고받아 신청인이 직접 서류를 발급받아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같은 서류 간소화 시도는 정부가 추진해 온 공공서비스 디지털 전환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그동안 행정 각 분야에서는 국민이 직접 발급받아 제출하던 각종 증빙서류를 기관 간 데이터 연계로 대체해 민원 처리 절차를 줄이는 사업이 순차적으로 확대돼 왔으며, 의료 분야에서도 진료기록과 진단서 등 민감정보를 다루는 특성상 상대적으로 더딘 속도로 관련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장애정도 판정 서류는 신청 건수가 많고 여러 의료기관의 협조가 필요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혀 왔다.
정보 보호 장치와 향후 확대 계획
의료정보는 민감정보로 분류되는 만큼, 시스템은 신청인의 동의 없이는 정보 조회가 이뤄지지 않도록 접근 통제 절차를 두고 있으며, 정보 열람 이력을 기록해 사후 확인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측은 개인정보 보호와 행정 효율화를 함께 고려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이 시스템에는 전국 일부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참여 의료기관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장애정도 판정용 서류뿐 아니라 처방전 공유, 검사 결과 교환 등으로 정보 교류 범위를 넓혀 의료기관 간 정보 단절로 인한 국민 불편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확산 목표 시점이나 전체 참여 기관 규모 등 세부 계획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종이 서류 중심의 행정 절차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해 국민 편의성을 높이려는 정부의 디지털 헬스케어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다만 의료기관마다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의 도입 수준과 정보시스템 환경이 달라 신규 참여 기관을 늘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시스템 연동을 위한 별도의 설비 투자와 인력 교육이 필요하고, 정보 제공에 대한 유인책이 충분하지 않으면 참여를 주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참여 의료기관을 늘리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 체계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정보 유출이나 오남용을 막기 위한 보완 장치를 함께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장애정도 판정 서류 간소화를 시작으로 축적한 운영 경험은 향후 다른 행정 분야의 의료정보 연계 사업에도 참고 사례로 활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 편의 개선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