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관리법’ 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비급여 접종도 기록 의무화

'예방접종관리법' 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비급여 접종도 기록 의무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예방접종만을 다루는 독자 법률인 ‘예방접종관리법’ 제정안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질병관리청이 같은 날 밝혔다. 법이 시행되면 국가 지원 대상이 아닌 비급여 접종도 기록을 반드시 남겨야 하고, 정부는 5년 단위로 예방접종 기본계획을 세운다.

비급여 접종까지 이력 통합 관리

새 법은 모든 접종에 앞서 접종받을 사람의 이력을 조회하고, 접종이 끝나면 그 기록을 등록하도록 의무로 정했다. 지금까지는 국가예방접종 위주로 이력이 관리돼, 본인이 비용을 내고 맞은 비급여 접종은 기록이 제대로 남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법이 시행되면 국가 지원을 받았는지와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접종 이력을 조회하고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비급여를 포함한 이력을 한데 모으면 잘못된 접종과 중복 접종을 막고, 접종률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에도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백신 품질 관리 의무도 새로 생겼다. 보건소장과 위탁의료기관장은 예방접종약품에서 품질 이상을 발견하거나 이상이 의심되면 질병관리청에 보고·신고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장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접종 중단 같은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접종 업무 종사자 교육의 근거도 법에 담겼고,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중학교의 장에게 접종 완료 지도를 요청할 수 있는 조항도 들어갔다.

이상사례 신고 범위 확대, 미신고 벌칙은 삭제

새 법은 ‘예방접종 후 이상사례’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접종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까지 이 개념에 포함되며, 그만큼 의사 등이 신고해야 하는 대상이 넓어진다. 반면 감염병예방법에 있던 미신고 벌칙 조항은 새 법에서 빠졌다.

질병관리청은 환자를 진료하는 단계에서 의사가 접종과 이상사례 사이의 인과관계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신호를 이른 시기에 잡아내려면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도 넓고 빠르게 모아야 한다는 판단도 반영됐다.

피해 구제 절차도 보강됐다. 국가예방접종과 임시예방접종의 피해보상 결정에 신청인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근거가 법률에 명시돼, 권리구제 기회가 넓어진다.

기본계획·예방접종위원회와 과학적 근거 기반 결정

질병관리청은 5년마다 예방접종 기본계획을 세워 시행한다.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은 이 기본계획에 맞춰 지역계획을 수립·시행하게 돼, 국가와 지역의 접종 정책이 하나로 연결된다. 주요 정책과 제도는 질병관리청장이 위원장을 맡는 예방접종위원회가 심의하며, 이 위원회는 이번에 새로 설치된다.

예방접종약품 지정에는 백신 또는 그에 준하는 의약품의 효과와 질병 부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도록 했고, 지정된 약품을 구매·비축할 수 있는 근거도 생겼다. 질병관리청장은 질병 및 접종률 감시, 면역도 조사, 백신 효과평가 같은 예방접종 효과평가를 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렇게 쌓은 근거를 약품 지정과 정책 도입·변경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감염병예방법에서 분리된 배경과 시행 시기

그동안 예방접종에는 독자 법률이 없었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을 근거로 운영돼 왔다. 생애주기에 따라 맞아야 하는 접종의 중요성이 커지고, 코로나19를 겪으며 안전한 접종과 이상반응 관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면서 접종 전반을 다룰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적용 범위는 감염병을 막는 백신에 그치지 않고, 질병 예방에 쓰는 백신이나 이에 준하는 의약품을 접종하는 경우까지 포함한다.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형태의 접종도 담을 수 있도록 ‘예방접종’의 정의를 새로 마련했다. 정의 조항(제2조)에는 예방접종, 국가예방접종, 임시예방접종, 예방접종약품, 예방접종 후 이상사례와 이상반응의 개념이 들어갔다.

법의 목적(제1조)은 접종을 안전하게 실시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정해, 질병 예방과 질병 부담 감소로 국민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것이다. 제3조~제5조는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수립과 상호 협력, 의료인등이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와 협조 의무, 국민이 접종을 받을 권리와 정보를 알 권리 및 협조 의무를 규정했다. 매년 4월 마지막 주는 예방접종 주간으로 정해지며,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이 법이 적용된다.

예방접종관리법은 공포 후 1년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예방접종관리법」 제정은 예방접종의 도입부터 실시, 효과평가, 안전관리와 피해보상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예방접종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민이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필요한 예방접종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예방접종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관련 뉴스 바로가기

관련 기사 바로가기

같은 분야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