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오는 3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경합 지역 유세에 집중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합주 돌며 트럼프 비판
민주당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우세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앙숙’인 오바마를 앞세워 집권 공화당을 누르고 의회 권력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일(현지시간) 오바마가 지난 시대 인물로 비칠 수 있다고 짚었다. 재임 중 기대만큼 변화를 이끌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을 결집하고 막판 표심을 잡는 데 여전히 큰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오바마는 최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유세에서 이 지역 상원의원 후보인 압둘 엘사예드를 지원했다. 그는 “압둘은 내가 대통령일 때 우리 행정부가 하던 몇 가지 일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어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누군지 아는가? 바로 미셸 오바마”라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미셸 오바마는 그의 부인이다.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는 트럼프의 독재적 허세와 중동 외교 실패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격전지 조지아주 유세에서는 “이번 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번 행정부의 어리석음을 억제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최선의 기회”라며 “우리가 뒤집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선별 지원에서 막판 집중 유세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주 동안 열세를 만회하려고 경합지를 돌았다. 오바마는 그동안 지원 유세를 골라서 다니다가 선거가 임박하자 집중 유세로 전환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연설문을 쓴 데이비드 리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선거에) 관여하기보다는 새로운 세대의 민주당 후보자들이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뒤에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트는 오바마에게 투표를 끌어내는 능력과 신뢰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접전지에서는 젊은 층과 흑인 유권자 사이에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 임대료도 내지 않은 채 살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가 자기 업적을 내세워야 할 유세에서 오바마 발언에 대응하느라 연회장 리모델링 이야기를 다시 꺼낸다는 지적이다.
백악관 리모델링 놓고 설전
오바마는 지난달 24일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트럼프가 국민의 물가 부담을 덜기보다 백악관 리모델링에 몰두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백악관을 마치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치즈케이크 팩토리를 연 것처럼 만들어놨다. 온통 금색”이라고 했다. 치즈케이크 팩토리는 미국의 대중 외식 체인이다. 친트럼프 진영은 이 발언이 서민을 무시한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를 속물이라고 부르며 “그가 먹는 상춧잎은 모두 완벽해야 하지만 나는 그렇게 까다롭지 않아”라고 응수했다.
오바마는 아프리카계 유권자 같은 주요 인구 집단을 끌어들이고, 소수 집단 출신 후보를 외국인 혐오 공격에서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니나 터너 전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은 진보 진영 안에도 오바마가 큰 변화를 이루지 못했다며 실망한 시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오바마는 여전히 영향력 있는 강력한 존재이고 그의 등장은 전반적으로 모든 세대의 민주당 당원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사전투표 역대 최다와 판세
이번 중간선거 사전투표 참여자는 5천300만 명을 넘어 중간선거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경합지를 중심으로 사전투표가 크게 늘었다. 사전투표자의 성향을 추산하면 민주당원 비율이 공화당원보다 11%p 높았다. 공화당 지지층은 선거 당일 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사전투표 수치만으로 승패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한 선거 예측기관은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가능성을 83%, 상원을 탈환할 가능성을 62%로 봤다.
민주당에도 불안 요인이 있다. 상원 다수당을 가를 접전지인 미시간주에서는 상원 경선에서 진 스티븐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이스라엘 문제로 같은 당 후보와 부딪혔다. 결국 그는 공화당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자신이 ‘미스터 비토(Mr. Veto·거부권 행사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거부권을 무효로 하려면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