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미국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주민 반발이 쟁점으로 부각된 가운데, 데이터센터가 주거용 전기요금 인상에 미친 영향이 작다는 프리프린트 연구를 소개했다. 동료 심사 등 학계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프리프린트에 실린 연구 결론이 마치 신빙성이 입증된 것처럼 기사화돼 공신력 있는 언론 매체에 소개되는 일은 이례적이다.
주거용 전기요금 인상분 중 영향 4%라는 주장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비슈루트 라나와 세르게이 네테시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크리스티안 캅스는 2020∼2025년 미국 전기요금과 데이터센터의 관계를 분석했다. 이들은 주거용 전기요금 인상분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한 비중이 4%라고 주장했다. 논문 저자들은 이를 ‘유의하지만 작은'(significant but small) 규모라고 평가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분에서는 비중이 15%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전반적으로 우리의 연구 결과는 데이터센터가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존 담론이 과장됐으며, 주거용 전기요금에 미치는 평균적 효과는 작고 코로케이션 개발업체들과 특정 유틸리티들에 집중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네테시네 교수는 연구 결과에 대해 “내게조차 어느 정도 놀라운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동료 심사 전 공개된 논문 초안
해당 연구는 학계의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논문 초안이다. 제목은 ‘지능의 비용: AI 데이터센터가 미국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이며 사회과학연구네트워크에 공개됐다. 작성일은 9월 30일, 최초 게시일은 지난달 9일, 최근 개정일은 지난달 12일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모든 이들이 전기 요금이 비싼 이유로 데이터센터를 탓한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이것들이다”라는 제목과 “데이터센터들은 주거용 전기요금에 약간의 영향밖에 미치지 않았다”라는 부제로 연구를 전했다. 이 신문의 사주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다. 아마존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의 63%를 데이터센터 기반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에서 냈다.
워싱턴포스트는 여러 연구자와 기관의 여러 연구에서도 최근 몇 년간 미국 전기 요금의 전반적인 추세와 데이터센터 사이에 강한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함께 인용한 매사추세츠공과대 연구진의 분석은 2010년부터 2024년까지 데이터센터로 인한 주거용 고객의 평균 전기요금 상승률을 2.1%로 제시했다. 이 자료도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워킹 페이퍼로, 올해 6월 매사추세츠공과대 산하 에너지환경정책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시됐다.
중간선거에서 확인된 주민 반발
최근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나 재검토를 공약한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승리했다. 출구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6%가 거주 지역의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입장이 투표에서 “핵심적 또는 주요” 요인이었다는 응답은 56%였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민주당 후보에 투표했다고 밝힌 이들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간선거와 함께 실시된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 41건 가운데 노스다코타주 하우드의 1건을 제외한 40건은 신규 건설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결론으로 끝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