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내란, 김건희, 해병대원(채상병) 특별검사법 개정안 3건이 9월 11일 국회 본회의를 국민의힘의 표결 불참 속에 통과됐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6월 제정된 세 특검법의 수사 기간을 연장하고 파견 검사 등 수사 인력을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어, 여야 간 정치적 대치가 한층 격화되는 양상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김건희 특검법 개정안과 해병대원 특검법 개정안을 각각 재석 168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내란 특검법 개정안은 재석 165명 가운데 찬성 163명, 기권 2명으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파견 검사 인력을 내란 특검은 60명에서 70명으로, 김건희 특검은 40명에서 70명으로, 해병대원 특검은 20명에서 30명으로 각각 늘리고 수사 기간도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전날인 10일 특검 수사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기로 잠정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주당이 하루 만에 이를 뒤집고 단독으로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면서 여야 간 신뢰 훼손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협치 파기 반발…12일 규탄대회 예고
국민의힘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본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필리버스터는 하지 않겠다면서도 민주당이 협치를 다 깨부쉈다, 그에 대해 강력하게 투쟁하는 게 맞다, 민주당의 후안무치한 행동에 대해 강력하게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다음 날인 12일 국회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하며 대여 투쟁 수위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장동혁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은 개정안에 담긴 수사 기간 연장과 인력 증원이 특검의 활동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해 정치적 표적 수사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같은 날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도 가결
같은 본회의에서는 통일교 관련 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함께 처리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석 177명 가운데 찬성 173명, 반대 1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의 뜻으로 표결에 앞서 본회의장에서 퇴장했으나, 정작 당사자인 권 의원은 표결에 참여했다. 현직 국회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지니지만, 체포동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권 의원은 법원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세 특검법이 다루는 의혹은
지난 6월 10일 제정된 세 특검법은 각각 다른 의혹을 겨냥하고 있다. 내란 특검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내란 및 외환 행위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법으로, 조은석 특별검사가 6월 12일 임명돼 수사를 이끌어왔다. 김건희 특검법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건진법사 관련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해병대원 특검법은 2023년 순직한 채 상병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외압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법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들 특검의 활동 기한과 인력을 확대해 수사에 속도를 더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이재명 대통령 “내란 진상규명은 타협 대상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특검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을 주제로 약 150분간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 대통령은 내란은 나라의 근본에 관한 것이어서 쉽게 무마되거나 적당히 타협할 수 있는 요소가 못 된다며, 그걸 정부조직법 개정과 어떻게 맞바꾸느냐고 반문해 내란 특검 수사를 다른 입법 현안과 연계해 타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0일을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시간으로 규정하고,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소비심리가 7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이어지면서 국정 운영의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 강대강 대치…민생 법안 처리 지연 우려
특검법 개정안 통과와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 가결이 겹치면서 국회는 당분간 여야 강대강 대치 국면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예고한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장외 투쟁이 본격화될 경우, 국정감사를 앞두고 준비 중인 각종 민생 법안과 예산안 심사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다.
연장된 기간 동안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면 여야 간 공방은 한층 더 첨예해질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특검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정 현안에 대한 여야 협치의 틀을 다시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