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전 영부인 구속영장 발부, 헌정사상 첫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

김건희 전 영부인 구속영장 발부, 헌정사상 첫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

서울중앙지법이 8월 12일 밤 11시 53분 김건희 전 영부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재욱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받아들였다. 이날 오전 9시 6분 법원에 출석한 김 전 영부인은 오전 10시 10분부터 4시간 25분에 걸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으며, 심문이 끝난 지 약 13시간 만에 구속이 결정됐다. 이로써 김 전 영부인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 배우자가 됐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특검, 증거인멸 우려와 다수 혐의 제시하며 구속 필요성 역설

민중기 특검팀은 영장 청구서에서 김 전 영부인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4월 4일)를 약 일주일 앞두고 자신이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의 노트북을 포맷했고, 탄핵 선고 직후에는 휴대전화를 교체했다는 정황을 제시했다. 특검은 이러한 행위가 증거인멸 우려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으며, 김 전 영부인이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계속 바꾸는 점을 들어 사건 관련자에 대한 회유 가능성도 제기했다.

구속영장에 적시된 주요 혐의는 크게 세 갈래다. 첫째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 1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다. 둘째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회에 걸쳐 총 2억 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다. 셋째는 이른바 건진법사로 불리는 전성배씨와 공모해 2022년 4월부터 7월 사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8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다. 김 전 영부인 측은 심문 과정에서 이들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 특검법 통과 경위와 향후 절차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파면된 뒤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고, 그동안 세 차례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던 김건희 특검법이 정권 교체와 함께 국회를 통과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6월 12일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특별검사로 임명했으며, 특검팀은 임명 이후 두 달가량 수사를 진행해 왔다. 김 전 영부인은 8월 6일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7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는데, 전직 영부인이 검찰 및 특검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김 전 영부인은 서울남부구치소로 이송돼 수감됐으며, 특검팀은 구속 기한 내에 추가 조사를 거쳐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전직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구속된 초유의 상황을 두고 여야 반응이 크게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법원이 내린 상식적인 결정을 국민과 함께 환영한다”며 “사필귀정이자 국가 정상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밝혔고, 정청래 대표는 “영장심사에서도 거짓말로 일관하며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수사를 방해한 결과”라며 특검에 엄정한 수사를 주문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전직 대통령에 이어 김건희 여사까지 구속하며 대놓고 정치보복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헌정사에 유례없는 폭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윤재관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구속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기둥을 다시 세우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논평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 발부 이후에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실행 관련자들과 명태균씨 관련 수사를 병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영부인 측 변호인단은 구속 결정에 불복해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기소가 이뤄질 경우 재판 과정에서 혐의 전반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가 동시에 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초유의 상황이 한국 정치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도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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