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 고립·은둔 문제 심화, 정부 2025년 종합대책 본격 시행

한국 청년 고립·은둔 문제 심화, 정부 2025년 종합대책 본격 시행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청년 고립·은둔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되면서 정부가 2025년부터 전국 단위 지원체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보건복지부가 2년마다 실시하는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19~34세 청년 중 5.2%가 고립·은둔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조사 당시 2.4%였던 수치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이를 근거로 국내 청년 약 54만 명이 고립·은둔 위험에 처해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별도로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9~24세 청소년 1만91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립·은둔청소년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8.6%가 고립 또는 은둔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조사는 대상 연령과 조사 주체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청년층과 청소년층 모두에서 고립·은둔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가운데 39.7%는 한 차례 사회복귀에 성공했다가 다시 고립 상태로 돌아간 재고립·은둔 사례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면 관계 형성이 어려워진 데다 경기 침체로 인한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청년층의 고립감과 우울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부 차원의 첫 종합대책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고립·은둔 청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고립·은둔 청년만을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첫 종합대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방안은 네 가지 과제로 구성된다. 첫째 발굴 과제는 상시 발굴체계를 구축하고 자가진단시스템과 129 보건복지상담센터 내 청소년 전용 상담창구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둘째 전담지원체계 과제는 2024년부터 고립·은둔 청년 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것이다. 셋째 예방 과제는 학령기, 취업기, 직장 초기 등 생애주기별로 일상 속 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넷째 관리·제도화 과제는 지원 대상의 정의, 개인정보 보호, 서비스 품질관리 방안 등 전국 확산에 필요한 법적 기반을 2년간의 시범사업을 통해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가운데 전담지원체계 과제의 일환으로 2024년 8월 인천, 울산, 충북, 전북 등 4개 지역에서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원스톱 상담기관 청년미래센터가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온라인 자가진단과 비대면 상담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담당 사례관리자가 직접 방문해 개인별 돌봄 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정부는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운영 지역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관련 법적 근거 마련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등 지자체의 대응

서울시는 이 문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해온 지자체로 꼽힌다. 2021년 전국 최초로 서울시 사회고립청년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2022년에는 국내 최초로 청년 사회고립 측정지표를 개발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2024년 9월에는 전국 최초의 고립·은둔청년 전담기관인 서울청년기지개센터를 종로구에 개소했다. 이 센터는 청년의 고립 상태를 활동형 고립, 고립형, 은둔형으로 분류한 뒤 50여 개 프로그램을 통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서울시는 지난 4월 1일부터 외로움과 고립을 겪는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24시간 상담전화 외로움안녕120을 운영하고 있다. 전화 상담을 통해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관련 서비스로 연계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군복무를 마친 청년에 대해 복무 기간만큼 정책 수혜 연령을 연장하는 청년 기본조례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2년간 의무복무를 마친 청년은 39세 대신 41세까지 청년정책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인천 미추홀구는 2025년 6월부터 8월까지 매주 금요일 총 10회에 걸쳐 고립·은둔 청년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관리 프로그램과 체험활동을 운영한다. 일상 회복과 지역사회 재통합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전문가들은 고립·은둔 청년 문제를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인 가구 증가와 가족 유대 약화, 사회적 관계의 희박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청년층이 고립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고립·은둔 청년 규모는 이미 일본에서 사회문제로 자리잡은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 현상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와 지자체는 2년간의 시범사업을 통해 전국 확산에 필요한 법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지원 대상의 정의, 개인정보 보호, 서비스 품질관리 방안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학령기부터 취업기, 직장 초기까지 생애주기별 예방 체계를 강화해 고립·은둔을 사전에 방지하는 데도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2025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이들 정책이 실제로 고립·은둔 청년들의 사회복귀와 관계 회복에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