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역대 최악 가뭄, 정부·여야 긴급 지원 나서…제한급수 확대 우려
강원 강릉시가 108년 만의 기록적인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면서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잇따라 긴급 지원에 나섰다. 강릉시의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9월 12일 기준 11.5%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릉시는 현재 수도 계량기의 상당수를 잠그는 방식으로 제한급수를 시행하고 있으며, 저수율이 10% 아래로 더 떨어질 경우 시간제·격일제 급수 전환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릉시에 따르면 오봉저수지는 강릉시민의 87%가 생활용수를 공급받는 핵심 상수원이다. 저수율이 평년(67% 안팎)의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시는 지난달 말부터 강도 높은 제한급수를 시행해왔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급수 제한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야 정치권, 앞다퉈 현장 방문…국민의힘 성금 1억 원 전달
앞서 9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강원 지역 국회의원들이 강릉시청을 찾아 가뭄 피해 현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김도읍 정책위의장, 정희용 사무총장,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지역구인 권성동 의원, 한기호·박정하·이양수 의원 등이 동행했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첫 지방 일정으로 강릉을 찾아 당 차원에서 모금한 성금 1억 원을 전달했다. 그는 “유례없는 가뭄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며 “조정과 협조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어 가뭄 대응을 여야정 협의체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뜻도 밝혔다.
정부, 재난사태 선포하고 범정부 총력 대응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강릉시에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소방차와 군 물탱크 차량, 지방자치단체 급수 차량 등 총 185대가 동원돼 오봉저수지로 운반급수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특별교부세 34억 원을 지원해 남대천 물 공급시설 확충과 오봉저수지 상류 하천 준설 등 추가 수원 확보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강릉 현장을 찾아 가뭄 대응에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가뭄은 기록적인 강수 부족에서 비롯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릉 지역의 지난 3월부터 8월 말까지 누적 강수량은 387.7mm로, 평년(855mm)의 45.3%에 그쳤다. 특히 8월 한 달 강수량은 41.1mm로 평년(264mm)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강릉시는 왕산천과 도마천 등 오봉저수지 상류 지역에서 지하수 탐사와 굴착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농업용 관정 37공을 새로 뚫는 등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강릉시는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3일 공급·7일 제한 방식의 시간제·격일제 급수 전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시는 이미 오봉저수지의 농업용수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기상당국은 이번 주말 동해안 지역에 비 소식이 있다고 밝혔으나, 가뭄 해갈에 충분한 양인지는 미지수여서 강수량 추이가 향후 급수 체계 전환 여부를 가늠할 변수로 꼽힌다. 정부와 강릉시는 해수담수화 등 중장기적인 수자원 확보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