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업계, AI 메모리 시장 재편 가속화…SK하이닉스 HBM4 개발완료·삼성전자 엔비디아 인증 통과

한국 반도체 업계, AI 메모리 시장 재편 가속화...SK하이닉스 HBM4 개발완료·삼성전자 엔비디아 인증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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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0일 현재, 한국 반도체 업계가 AI 메모리 시장에서 잇따른 대형 이슈로 재편 국면에 접어들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9월 12일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의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9월 19일 엔비디아의 HBM3E 12단 제품 품질 인증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사의 경쟁 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SK하이닉스, HBM4 세계 최초 개발완료로 초격차 유지

SK하이닉스는 9월 12일 세계 최초로 HBM4의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HBM4는 기존 HBM3E 대비 데이터 전송 통로인 I/O 단자 수를 1024개에서 2048개로 두 배 늘리고 전력 효율도 크게 끌어올린 6세대 제품이다. 회사 측은 HBM4를 고객 시스템에 도입할 경우 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 3월 HBM4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한 뒤 약 6개월 만에 양산 준비를 마쳤다. 양산 과정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주력 패키징 기술인 어드밴스드 매스리플로우 몰디드 언더필 공정과 10나노급 5세대 D램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HBM 출하량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는 62%로 1위를 지켰으며, 마이크론이 21%, 삼성전자가 17%로 뒤를 이었다. 엔비디아 공급 물량의 상당 부분을 SK하이닉스가 소화하고 있는 구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HBM4 개발완료 발표로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에서도 선두 지위를 이어가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 엔비디아 품질 인증 통과로 반격 나서

삼성전자는 9월 19일 엔비디아로부터 HBM3E 12단 제품의 품질 인증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2월 HBM3E 12단 첫 샘플을 엔비디아에 전달한 이후 약 19개월간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으나, 메모리 3사 가운데 마지막으로 엔비디아 공급사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앞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삼성전자의 HBM에 대해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품질 개선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다만 황 CEO는 당시에도 삼성전자가 결국 인증을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를 함께 밝혔는데, 이번 인증 통과로 그 전망이 현실화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 개발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31일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HBM4 1c 나노 공정의 양산 전환 승인을 완료하고 제품 개발을 마쳐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이미 출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등 AI 반도체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함께 추진하며 HBM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AI 모델 개발 비용을 대폭 절감했다고 주장한 이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방식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 등 일부 투자은행은 HBM 산업의 성장세가 기대만큼 이어지지 않을 위험이 있다는 신중론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수요 변동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 외에도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리벨리온은 2024년 12월 사피온코리아와의 합병을 완료하며 기업가치 1조3000억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했다. 리벨리온은 자체 개발한 NPU 아톰을 KT클라우드 등에 상용화하며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의 다양성을 넓히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엔비디아 인증 통과가 하반기 HBM 시장 점유율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 양산을 통해 기존의 압도적 우위를 지키려 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뒤늦게 확보한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발판으로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형국이다. 두 회사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 전반의 기술 혁신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AI 인프라 투자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보다는 전력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이 향후 경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 반도체 업계가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계속 지켜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몇 달간의 행보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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