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3단계 대출 한파, 한국 부동산 시장 양극화 심화
2025년 7월 1일 전면 시행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연소득 1억원 대출자가 30년 만기 변동금리로 받을 수 있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기존 6억 5,800만원에서 5억 5,600만원으로 1억 200만원 줄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서민층과 중산층의 내집마련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DSR 3단계로 대출 한도 급격히 축소
금융위원회가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한 스트레스 DSR 3단계는 전 금융권의 모든 가계대출에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도록 했다. 스트레스 금리는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던 금리 수준과 현재 금리의 차이를 기준으로 산출되며,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는 이 스트레스 금리의 80%가, 비수도권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이 적용된다. 수도권에 더 강한 규제를 적용하는 이유는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의 과열 양상이 다른 지역보다 뚜렷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그 결과 연소득 1억원 대출자 기준으로 30년 만기 변동금리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기존 6억 5,800만원에서 5억 5,600만원으로 1억 200만원 감소했다. 이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고려할 때 중산층의 자금 조달 부담을 크게 늘리는 수준으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내집마련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간 시장 온도차 뚜렷
양극화 현상은 지역별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주택 수급 동향을 보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지역은 수도권 아파트가 사실상 유일하며, 그 외 지역과 주택 유형은 공급이 수요를 웃돌거나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지방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수도권 주택시장만 독자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는 모습이다.
전년 동월 대비 비아파트 가격은 전국, 수도권, 지방 구분 없이 대체로 하락한 반면, 아파트 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2022년 하반기 발생한 전세사기 사건 이후 비아파트에 대한 기피 현상이 여전히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축과 구축 아파트 간 매매가격 격차도 여전히 큰 편으로, 신축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은 정치적 불확실성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어진 정국 불안은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줬으며,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성장동력 약화로 국내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 같은 정책 불확실성이 주택 매수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트레스 DSR 3단계는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신용대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용대출이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스트레스 금리가 추가로 적용돼 대출 한도가 보수적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전세자금 조달이나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에도 파급 효과가 미치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거나 정부의 정책금융 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등 자금 조달 전략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기자본 비중을 예년보다 높여 자금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2025년 주택시장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과, 대출 규제 강화 여파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시장은 올해 봄 거래량이 늘고 여름 들어 가격이 상승했으나, 9월 이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거래량이 다시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매수자는 관망세로 돌아선 반면 매도자는 호가를 크게 낮추지 않으면서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향후 주택 공급 부족 우려도 변수로 꼽힌다. 2026년과 2027년 입주 물량이 줄어들 경우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고, 향후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대출금리 하락으로 매수 심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반면 환율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 압력은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당분간은 스트레스 DSR 3단계의 강력한 대출 규제 효과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시장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서민층과 중산층의 경우 대출 접근성이 크게 제한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의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부 차원의 보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