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의 저리 정책자금, 고금리 대출로 둔갑
연합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5월 10일 이른바 ‘명륜당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종합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두 기관은 국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가맹본부가 이를 가맹점주에게 고금리로 재대출하는 구조가 확인될 경우, 해당 가맹본부에 대한 정책자금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2025년 10월부터 2026년 1월까지 정책금융기관 대출을 이용 중인 가맹본부와 매출액 100억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여 유사 사례 3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명륜진사갈비와 샤브올데이 등을 운영하는 명륜당은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서 연 3~6%의 저금리로 총 830억원을 조달한 뒤, 특수관계에 있는 대부업체 13곳에 899억원을 대여했다. 이들 대부업체는 명륜진사갈비와 샤브올데이 가맹점주들에게 인테리어 비용 등을 명목으로 연 12~18%의 고금리로 자금을 빌려줬다.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3년간 대부업체들이 가맹점주에게 고금리로 빌려준 금액은 명륜진사갈비 가맹점 1451억원, 샤브올데이 가맹점 868억원 등 총 231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대부업체들은 총자산을 100억원 미만으로 유지해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는 이른바 ‘쪼개기 등록’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자산이 100억원을 넘으면 금융위원회에 등록해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가맹점주들은 육류 등 필수품목 납품대금에 대출 원리금을 포함해 본사에 지급했고, 본사가 이를 대부업체에 대신 상환하는 구조여서 점주 스스로 실제 상환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명륜당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소회의에 회부했다.
정부 대응방안, 정보공개 확대와 관리체계 강화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대응방안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 정책자금을 조달한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직간접적으로 고금리 대출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가맹본부에 대한 정책자금 공급을 제한한다. 둘째, 가맹 희망자가 계약 전에 가맹본부의 신용 제공·알선 조건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서 기재 항목을 확대한다. 신용제공·알선 내역은 가맹점 개설 단계와 운영 단계로 나눠 기재하도록 하고, 대출금리와 상환방식, 상환조건, 가맹본부와 신용제공자의 관계 등도 포함하도록 했다.
셋째,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의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이들 기관은 가맹본부에 대한 신규 대출·보증 심사는 물론 용도 외 유용 점검과 만기 연장 심사 때마다 해당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상대로 대여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대출 조건은 어떤지를 확인하게 된다. 정부는 또 대부업체의 쪼개기 등록을 막기 위해 금융위원회 등록 대부업자에게만 적용되던 총자산한도 규제를 지방자치단체 등록 대부업자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방향으로 대부업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맹점주 종속 구조, 제도적 통제로 이어지나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의 구조적 힘의 비대칭이 자리한다. 가맹본부가 자금 공급자 역할까지 겸하면서 점주가 매장 운영뿐 아니라 금융 조건에서도 본부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정책자금은 산업 육성과 기업 지원을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공급되는 공적 성격의 자원인 만큼, 이를 활용한 이자 차익 거래가 가맹점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문제의 성격이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소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명륜당에 대한 제재 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며, 정부는 이번 대응방안을 통해 유사 사례가 다른 가맹본부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정보공개서 기재 항목 확대와 정책금융기관의 상시 점검 체계가 실제로 가동되면, 가맹 희망자와 기존 점주들이 계약 및 자금 조건을 더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부업법 개정 등 입법 사항이 포함돼 있어 제도 시행까지는 국회 논의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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