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6월 27일 발표한 이른바 6·27 부동산 대책의 여파가 2025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대출 규제가 크게 강화된 가운데 추가 금리 인하 여부까지 겹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6·27 대책, 무엇이 바뀌었나
정부는 6월 넷째 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뛰어오르자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수도권과 규제지역을 대상으로 한 대출 규제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것이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적용되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 한도도 기존 80%에서 70%로 낮아졌다.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규제도 함께 강화됐다.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기존 90%에서 80%로 축소돼 금융회사의 여신심사가 한층 까다로워졌다. 신용대출 한도는 연소득 이내로 제한됐고, 매매 계약 후 소유권 이전을 조건으로 전세대출을 받는 이른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금지됐다. 이 같은 조치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한정 적용되며, 지방 부동산 시장은 별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반기 시장, 대출 규제와 금리가 관건
업계에서는 이번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단기적으로 거래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6억원 한도 제한은 서울 주요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 거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은행이 하반기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이자 부담 완화 효과가 대출 규제로 인한 위축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대출 보증비율 축소로 세입자들이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면서, 집주인들 사이에서도 보증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이런 흐름에 대응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한 월세 지원 정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급 정책의 현재 상황
중장기 공급 대책으로는 2021년 2월 4일 발표된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대책은 2025년까지 전국에 약 83만 6천호를 추가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 가운데 서울이 약 32만 3천호, 인천과 경기가 약 29만 3천호 규모다. 다만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상당수 사업이 후보지 발굴과 지구 지정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 온도 차도 뚜렷하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은 거래와 가격 상승이 동반되는 반면, 지방 중소도시는 거래 부진과 가격 정체가 이어지는 양극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는 세종, 화성 등 일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반면, 인구 감소가 뚜렷한 지방 소도시는 미분양 우려가 여전하다.
전문가들이 보는 하반기 전망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규제와 금리라는 두 변수의 조합에 따라 하반기 시장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출 규제로 매수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무리한 차입에 의존한 투자보다 실거주 목적과 본인의 재정 여건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부는 향후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필요할 경우 추가 보완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민 주거 안정과 시장 과열 방지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대출 한도 축소로 자금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됐다. 6억원 한도 제한과 생애최초 LTV 축소로 인해 자기자본 비중을 높여야 매매 계약이 가능해진 만큼, 청약과 매매를 저울질하던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청약 시장으로 관심을 돌리는 흐름도 감지된다. 반면 다주택자나 투자 목적의 매수세는 이번 대책으로 상당 부분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개업계에서는 이번 규제로 인해 거래 절벽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희망 가격 격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하반기 내내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일부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대출 환경이 유지되는 만큼, 지역별 시장 온도 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정책 변수에 대한 시장의 적응 속도와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이 맞물리면서 완만한 조정 국면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