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재정경제부에 낸 세법령 개정 건의 1천109건 중 81.3%가 반영되지 않았다.
세법 개정 건의 10건 중 8건 이상 미반영
국세청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에게 제출한 ‘세법령 개정건의안 및 반영 현황’에는 2024년부터 올해까지의 집계가 담겼다. 건의 대상은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 등이다.
전체 건의 가운데 정부 세법개정안에 일부라도 반영된 건수는 207건으로, 반영률은 18.7%였다. 반영되지 않은 건의는 902건으로 81.3%를 차지해 10건 중 8건을 넘었다.
2024년에는 418건을 건의해 105건이 반영됐으며 반영률은 25.1%였다. 지난해에는 349건 중 52건이 반영돼 반영률이 14.9%로 낮아졌다. 올해는 342건 가운데 50건이 반영돼 14.6%를 기록했다.
연도별 반영률은 2024년 25.1%에서 지난해 14.9%, 올해 14.6%로 하락했다. 2년간 하락 폭은 10.5%포인트였다.
종합부동산세 건의 반영률 5.7%
최근 3년간 종합부동산세법령 개정 건의는 88건이었지만 반영된 건의는 5건에 그쳤다. 반영률은 5.7%로, 소득세 관련 건의 반영률 19.9%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제출된 종합부동산세 관련 건의는 34건이었다. 이 가운데 정부 세법개정안에 반영된 건의는 한 건도 없었다.
반영된 건의에는 2024년 기업이 주는 출산·보육 지원금의 비과세 확대가 포함됐다. 2025년에는 유튜버 등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의 현금매출명세서 제출 의무화가 반영됐다.
올해는 근로장려금 소득 기준과 최대 지급액 상향, 하이브리드차 개별소비세 감면 폐지가 반영됐다. 상속·증여세 금융재산 일괄조회 대상에 가상자산을 추가하는 건의도 포함됐다.
내용 변경 없는 반복 건의 174건
전년도에 반영되지 않은 건의를 내용 변경 없이 그대로 다시 제출한 사례는 지난해 94건과 올해 80건 등 모두 174건이었다. 이 가운데 156건이 다시 반영되지 않아 재차 미반영률은 89.7%에 달했다.
3년 연속 제출됐지만 반영되지 않은 과제도 25건이었다. ‘종부세 부과제척기간과 경정청구기간 통일’,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 정보 구체화’, ‘가업상속공제 피상속인 요건 완화’, ‘조세회피 의심 거래 사전신고제도 도입’ 등이 포함됐다.
김 의원은 국세청이 건의 과제를 중요도나 시급성에 따라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체 건의의 3분의 1가량이 ‘명확화’, ‘정비’, ‘서식·문구 수정’ 등 조문 정비 성격이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건의 우선순위와 보완 체계 요구
김상훈 의원은 해마다 수백 건을 제출하는 ‘백화점식’ 건의가 ‘면피용 실적 쌓기’에 그칠 가능성을 지적했다. 반복되는 집행 현장의 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구조라면 재경부 세제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제는 건의의 양이 아니라 질을 따져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꼭 필요한 과제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집중하고, 반영되지 않은 건의는 그 이유를 분석해 보완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반복적인 건의는 세정 현장에서 납세자들이 겪는 불편과 집행상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재경부와 소통을 강화해 건의의 반영률과 실효성을 높여 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