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사운드트랙이 2025년 7월 중순 미국과 영국의 주요 음원 차트에서 나란히 상위권에 오르며 K-콘텐츠의 세계적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극중 가상의 K-팝 걸그룹 헌트릭스(HUNTR/X)와 라이벌 보이그룹 사자보이즈(Saja Boys)가 부른 수록곡들이 빌보드 핫 100과 빌보드 글로벌 200,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애니메이션 삽입곡이라는 이례적 출발에도 불구하고 실제 K-팝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과를 냈다.
빌보드가 7월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케데헌 사운드트랙 수록곡 8곡이 미국 싱글 차트인 핫 100에 동시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 가운데 대표곡 '골든(Golden)'이 6위로 8곡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된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서는 골든이 헌트릭스 최초로 1위에 올랐고, 사자보이즈의 '유어 아이돌(Your Idol)'이 3위, '소다 팝(Soda Pop)'이 6위에 오르며 케데헌 수록곡이 글로벌 톱10의 절반을 채웠다. 복수 외신은 케데헌이 해외 제작사에 의해 영어 대본으로 만들어졌음에도 한국의 아이돌 문화를 소재로 세계적 흥행을 거뒀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에 주목했다.
영국 차트서도 3곡 동시 톱40 진입
영국 오피셜 차트 컴퍼니에 따르면 케데헌 수록곡은 7월 초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골든은 데뷔 첫 주 93위에서 2주 차에 31위까지 뛰어올랐고, 사자보이즈의 '유어 아이돌'은 34위로 새로 진입했으며, 헌트릭스의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도 40위로 차트에 이름을 올려 세 곡이 동시에 톱40에 포함되는 기록을 세웠다. 영국 현지 매체들은 애니메이션 삽입곡 세 곡이 동시에 싱글 차트 상위권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BTS 정국도 감동, "영혼까지 줬으면 열심히 살아야지"
작품에 대한 화제성은 K-팝 스타들 사이에서도 확인됐다. 방탄소년단(BTS)의 정국은 지난 14일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라이브 방송에서 케데헌을 시청한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작품 후반부 남자 주인공 진우가 여자 주인공 루미에게 자신의 영혼을 넘기고 소멸하는 장면에서 "바보야, 안 돼. 영혼까지 줬으면 열심히 살 생각을 해야지 뭐 하는 거야"라며 눈물을 훔쳤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공식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은 이 소식을 전하며 정국이 케데헌을 시청했다는 문구를 헤더에 게재하기도 했다.
가상 아이돌의 성공, K-콘텐츠 제작 방식에 새 이정표
업계에서는 실존하지 않는 가상 아이돌 그룹의 음악이 미국과 영국의 주요 음원 차트에서 실제 K-팝 아티스트와 경쟁할 만한 성과를 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케데헌은 해외 제작사가 영어 대본으로 만든 작품임에도 한국의 아이돌 문화와 케이팝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워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한류 콘텐츠가 반드시 한국어나 한국 국적 아티스트를 매개로 하지 않아도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품 속 음악을 활용한 짧은 영상 콘텐츠도 온라인에서 꾸준히 확산되며 다양한 연령층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케데헌의 흥행이 애니메이션과 음악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K-콘텐츠 수출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한 기획의 프로젝트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번 성과가 일회성 화제에 그칠지 K-팝 산업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이후 발표될 추가 차트 성적과 후속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