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0.90퍼센트 내린 3186.38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이는 지난 6월 이후 이어진 국내 증시의 뚜렷한 상승 흐름 속에서 나타난 일시적 조정 성격이 짙다. 코스피는 이달 11일 처음으로 3200선을 넘어서며 2021년 이후 3년 10개월 만에 해당 지수대를 회복한 상태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0.08퍼센트 내린 812.23에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폭이 제한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7.50원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반면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53퍼센트, 나스닥종합지수가 0.26퍼센트 각각 상승 마감해 국내외 증시 간 온도차가 뚜렷했다. 시가총액 상위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는 이날도 시장의 주요 관심 종목으로 거론됐다. 이날 코스피 시장의 고객예탁금은 66조8500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81퍼센트 줄었고, 신용융자 잔고는 21조4000억원으로 0.31퍼센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년 10개월 만의 3200선 회복 배경
코스피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6월4일 직전인 6월2일 2698.97에 마감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증시 부양 의지가 부각되면서 6월20일에는 3021.84로 장을 마쳐 3년6개월 만에 3000선을 넘어섰고, 6월24일에는 3100선을, 7월11일에는 3200선을 각각 돌파했다. 이 같은 상승세의 배경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7월 국회를 통과하는 등 이른바 기업 밸류업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려온 국내 증시의 저평가 요인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점진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매수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관세협상, 여전히 남은 변수
다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2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다가 같은 달 9일 시행을 90일간 유예했고, 이후 유예 기한을 8월1일까지 다시 늦춘 바 있다. 이 기간 한국은 기본관세 10퍼센트만 적용받으며 미국과 협상을 이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한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8월1일까지 새로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25퍼센트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상태였다. 자동차와 부품, 철강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최종 관세율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적 전망의 불확실성을 안고 있어 시장의 긴장감이 이어졌다. 실제로 자동차 업종의 대미 수출은 지난 5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7.2퍼센트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한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도 전 분기 대비 0.1퍼센트 감소해 4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통상 환경 악화가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상법 개정 등 지배구조 개선 정책이 이어지는 한 국내 증시의 중장기적 상승 동력은 유효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8월1일로 예정된 한미 관세협상 시한과 협상 결과,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 반도체 업황 등 대외 변수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지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기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관세협상의 최종 타결 여부와 이어질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를 향후 지수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