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 막힌 한국, 8강 도전은 계속된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7일 독일 베를린에서 헝가리에 73-82로 졌다. 월드컵 조별리그를 3위로 마쳤지만, 8강 진출팀 결정전에서 도전을 이어간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26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월드컵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첫 경기에서 나이지리아를 꺾었으나 프랑스와 헝가리에 연이어 패했다. B조에서는 세 경기를 모두 이긴 프랑스가 8강에 직행했다. 헝가리가 2위, 한국이 3위로 각각 8강 진출팀 결정전에 나선다. 한국의 다음 상대는 A조 2위 팀이다. 제공된 경기 보도 시점에는 말리가 A조 2위, 일본이 3위에 자리했다. 따라서 말리와의 대결이 확정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조별리그 패배와 대회 탈락은 구분해야 한다. 한국은 헝가리전 승리를 놓쳤지만, 다음 관문을 통과하면 8강 무대에 설 수 있다.
이번 결과는 순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승부였다. FIBA 랭킹에서 한국은 15위로, 19위 헝가리보다 네 계단 높다. 하지만 헝가리와의 통산 맞대결에서는 이번 경기를 포함해 네 차례 모두 패했다. 세계 순위가 앞선다는 사실과 특정 상대를 꺾는 일은 별개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헝가리는 신장 우위를 활용해 골밑을 공략했다. 한국은 박지현과 안혜지를 중심으로 빠르고 조직적인 움직임을 펼쳤다. 높이에 맞선 속도라는 경기 구도가 뚜렷했다. 한국은 끝까지 추격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최종 점수는 9점 차였지만, 종료 직전까지 이어진 접전의 과정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반 자유투 19대2, 접전을 흔든 차이
전반에 두 팀을 갈라놓은 가장 선명한 수치는 자유투 득점이었다. 헝가리가 자유투로만 19점을 쌓는 동안 한국은 2점을 얻었다. 두 팀의 자유투 득점 차이는 17점에 달했다. 한국이 전반을 36-40으로 마쳤다는 점과 나란히 놓으면 그 무게가 드러난다. 경기 내용에서 상대를 따라가면서도 자유투에서는 크게 밀린 것이다. 이는 단순히 슛 성공 여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에게 공격을 마무리할 기회를 얼마나 허용했는지와도 연결된다. 다만 제공된 기록에는 양 팀의 자유투 시도 횟수가 없다. 성공률까지 비교하거나 한국의 자유투 정확도가 낮았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확인되는 핵심은 득점 규모의 차이다.
이 격차의 배경에는 한국에 집중된 파울이 자리했다. 전반 한국 선수들에게 불린 파울은 14개였다. 헝가리의 8개보다 많았고,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이해란은 2쿼터 초반에 이미 세 번째 파울을 기록했다. 연합뉴스는 한국이 심판의 판정 기준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듯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경기 흐름에 대한 관측이며, 판정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근거는 아니다. 한국이 실제로 더 많은 파울을 기록했다는 사실과 그 원인에 대한 해석은 나눠 봐야 한다. 수비의 적극성을 유지하면서 상대에게 자유투를 내주지 않는 균형이 중요했던 경기로 분석된다. 높이를 막는 과정에서 파울 관리까지 요구된 셈이다.
그럼에도 한국이 전반에 크게 무너지지 않은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헝가리가 달아나려 할 때 최이샘과 안혜지가 과감한 3점슛으로 응수했다. 한국은 자유투 득점에서 크게 뒤졌지만, 전반 종료 시점의 격차를 4점으로 묶었다. 외곽 공격이 상대의 골밑 중심 공격에 맞서는 실질적인 추격 수단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3점슛만으로 모든 열세를 해결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확인된 장면이 말해주는 것은 필요한 순간에 추격 득점이 나왔다는 사실이다. 전반의 한국은 파울 부담과 자유투 열세 속에서도 승부를 이어갈 발판을 지켰다. 어려운 조건에서도 점수 차를 관리했다는 점은 패배 속에서 평가할 대목이다.
수비로 만든 동점, 끝내 넘지 못한 높이
후반에는 한국의 수비가 추격에 힘을 보탰다. 헝가리가 지치기 시작한 3쿼터부터 강한 수비로 상대 실수를 유도했다. 전반에 자유투를 내주며 끌려갔던 흐름과는 다른 대응이었다. 한국은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접전을 다시 만들었다. 허예은이 오른쪽에서 성공한 3점슛으로 점수는 51-51 동점이 됐다. 높이가 우세한 상대에게도 수비 강도와 외곽 득점으로 맞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장면으로 평가된다. 특히 전반의 불리한 조건을 견딘 뒤 동점까지 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때까지 경기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우세로 정리되지 않았다. 한국의 추격은 실제 점수로 이어졌다.
추격의 중심에는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은 선수들이 있었다. 박지현과 안혜지는 한국의 빠르고 조직적인 플레이를 이끌었다. 최이샘은 격차가 벌어질 위기에서 외곽 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허예은의 3점슛은 두 팀의 점수를 같은 출발선에 놓았다. 이 장면들을 연결하면 한국의 대응이 한 가지 공격에만 갇히지 않았음을 읽을 수 있다. 빠른 움직임으로 맞서고, 외곽에서 점수를 보태며, 수비로 상대 실수를 끌어냈다. 다만 선수별 최종 득점이나 전체 슛 성공률은 자료에 제시되지 않았다. 특정 선수를 경기 전체의 최고 수훈 선수로 단정하기보다, 확인된 주요 장면에서 각자의 기여를 살피는 편이 정확하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살린 선수는 최이샘이었다. 경기 종료 1분 19초를 남기고 3점슛을 넣어 한국이 70-72로 따라붙었다. 두 점 차로 좁혀진 순간까지 역전 가능성은 열려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추격은 끝내 승리로 바뀌지 않았다. 헝가리의 높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최종 점수 73-82로 경기를 마쳤다. 여기서 확인되는 과제는 점수 차를 줄이는 능력과 승부를 마무리하는 능력의 차이다. 한국은 동점을 만들고 종료 직전에도 상대를 압박했다. 반면 마지막 흐름을 자기 쪽으로 가져오지는 못했다. 막판의 구체적인 공격 선택이나 수비 배치는 자료에 없어 어느 한 장면을 패인으로 지목하기는 어렵다.
탈락 아닌 다음 관문, 한국이 지켜야 할 강점
한국의 8강 도전은 이제 조별리그와 다른 조건에서 이어진다. 프랑스가 조 1위로 곧바로 8강에 오른 것과 달리 한국은 진출팀 결정전을 통과해야 한다. 헝가리 역시 같은 관문을 치르지만 상대 조 순위는 다르다. 한국은 A조 2위, 헝가리는 A조 3위와 맞붙는다. 조별리그 최종 순위가 다음 경기의 상대를 가르는 구조다. 한국으로서는 헝가리전 패배를 아쉬워하는 데 머물 수 없다. 다만 다음 상대가 확정되지 않은 자료를 바탕으로 특정 팀의 전력이나 맞춤 전략을 말하는 것은 이르다. 현재 분명한 출발점은 한국이 이번 경기에서 드러낸 강점과 약점을 구분하는 일이다. 8강행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가장 먼저 살필 부분은 수비 강도와 파울 사이의 균형이다. 전반에는 많은 파울과 자유투 실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후반에는 강한 수비가 상대 실수를 유도하며 동점의 발판이 됐다. 수비를 소극적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답을 찾기 어려운 이유다. 적극성을 유지하되 상대에게 쉬운 득점 기회를 내주지 않는 정교함이 필요하다고 분석된다. 공격에서는 박지현과 안혜지를 앞세운 조직적인 움직임이 유지할 강점으로 꼽힌다. 최이샘과 허예은의 외곽 득점도 추격 과정에서 효과를 냈다. 이 강점들이 다음 경기에서도 통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다만 헝가리전은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접전을 만들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남겼다.
9월 8일 현재 한국 여자농구의 월드컵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헝가리전은 순위에서 앞선 팀도 상대의 높이와 경기 흐름에 고전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동시에 한국은 자유투 열세를 안고도 동점을 만들며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팬들에게 아쉬움과 기대를 함께 남긴 이유다. 중요한 것은 추격의 장면을 승리로 연결하는 완성도다. 다음 관문에서는 접전을 만드는 힘에 더해 마지막까지 흐름을 지키는 대응이 요구된다고 평가된다. 아직 얻지 못한 8강 진출을 성과로 앞당겨 부를 수는 없다. 한국의 도전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단계에 놓였다. 세계 독자에게도 흥미로운 지점은 속도와 조직력으로 높이에 맞선 한국이 다음 승부에서 어떤 답을 내놓느냐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