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입자 거주 주택의 실거주 의무 유예 확대 검토

정부, 세입자 거주 주택의 실거주 의무 유예 확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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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있는 주택, 실거주 의무 유예 확대 검토

9일 한국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에서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을 매매할 때 적용하는 실거주 의무 유예 범위를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의 후속 조치로 유예 대상과 기간을 조정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초고가 주택과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지 않는 주택의 세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임대차계약 때문에 즉시 입주할 수 없는 주택의 거래 통로를 넓히려는 접근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사려는 사람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통상 허가를 받은 뒤 4개월 안에 입주하고, 취득일부터 2년 동안 직접 거주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2020년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의 주요 아파트 단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아파트 거래에 2년 실거주 요건을 본격 적용했다. 임차보증금을 승계해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의 투자를 제한하고 실제 거주 목적의 거래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다.

이번 검토가 주목받는 이유는 세제와 거래 규제가 한 주택에 동시에 작용할 때 발생하는 현실적 제약을 조정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세 부담이 높아진 소유자가 주택을 매각하려 해도 세입자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으면 즉시 입주해야 하는 매수자를 찾기 어렵다. 정부가 검토하는 유예 확대는 실거주 원칙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과 매수자의 입주 시점을 연결해 거래가 가능한 시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주택 매수자 중심의 예외 구조

현행 제도에서는 5월 12일 당시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거나 전세권이 설정된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입하면 기존 임대차계약이 끝날 때까지 입주를 미룰 수 있다. 유예를 적용받으려는 매수자는 5월 12일부터 주택을 취득할 때까지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올해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고, 허가일부터 4개월 안에 취득과 등기를 마쳐야 하는 조건도 따른다.

입주를 미룰 수 있는 기간은 5월 12일 당시 존재하던 임대차계약의 최초 종료일까지다. 다만 아무 제한 없이 연장되는 것은 아니며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는 입주해야 한다. 입주한 이후 2년 동안 직접 거주해야 하는 의무 역시 유지된다. 제도의 중심이 투자 목적의 거래 허용이 아니라, 임차인이 있는 주택을 무주택 실수요자가 매입할 수 있도록 시간상의 충돌을 줄이는 데 있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지난 6일 청와대 유튜브 프로그램 ‘팩트방앗간’에서 보유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려 해도 토지거래허가제와 기존 세입자 문제로 매각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며, 실거주 의무 유예를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단계는 검토와 준비 과정이며, 대상과 기간을 포함한 세부 방식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연말 신청 기한이 핵심 변수

정부 안팎에서는 우선 올해 말까지로 정해진 토지거래허가 신청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행 조건을 유지하면 유예 적용을 원하는 무주택 매수자는 12월 31일까지 허가 신청을 마쳐야 한다. 신청 기한이 늘어나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시장에 내놓으려는 소유자와 기존 계약 종료 후 입주하려는 매수자가 거래 일정을 조율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다만 최종 입주 기한인 2028년 5월 11일까지 함께 늦출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들어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 예외를 두 차례 넓혔다. 2월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임대 중인 다주택자의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입하는 경우 입주를 미룰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다주택자와 직접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 사이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5월에는 매도인의 주택 수와 관계없이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 전체로 유예 대상을 확대했다.

추가 조정이 이뤄지면 올해 세 번째 제도 변경이 된다. 거래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매수자와 매도자에게 선택지가 늘어날 수 있지만, 짧은 기간에 기준이 반복해 달라지면 시장 참여자가 적용 조건을 이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허가 신청일, 무주택 유지 기간, 임대차계약 종료일, 취득·등기 완료 시점, 실제 입주 기한이 서로 연결돼 있어 세부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일이 제도 효과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세제와 거주 규칙을 함께 설계하는 시장

이번 논의는 한국 주택시장에서 보유 단계의 세금과 거래 단계의 허가, 취득 이후의 실거주 의무가 별개의 장치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초고가·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을 높여 매물을 유도하더라도,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살 수 있는 매수자가 제한되면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어렵다. 반대로 예외를 지나치게 넓히면 실거주 중심의 허가제 취지가 약해질 수 있어, 정부는 거래 통로와 거주 원칙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시장에서는 유예 확대가 세입자의 계약을 존중하면서 주택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는 구조를 얼마나 정교하게 마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기존 임대차계약이 끝날 때까지 입주를 기다릴 수 있게 하되, 무주택 요건과 최종 입주 시점, 이후 2년 거주 의무를 유지하는 현재의 틀은 실수요자 중심이라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한다. 향후 공개될 구체안에서는 누가 새로 적용 대상이 되는지, 연말 신청 기한이 얼마나 조정되는지, 기존 계약과 최종 입주 기한을 어떤 기준으로 연결하는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한국의 이번 제도 조정은 주택 가격만이 아니라 임차인의 거주 안정, 소유자의 세 부담, 매수자의 실제 입주 가능성을 동시에 다루는 부동산 정책 사례라는 점에서 글로벌 독자에게도 흥미롭다. 고밀도 대도시의 주택 거래를 관리하면서 기존 세입자와 미래 거주자의 시간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는 여러 나라가 공유하는 과제이며, 한국이 검토하는 해법은 규제의 강도보다 서로 다른 제도를 얼마나 일관되게 연결하느냐가 시장의 신뢰와 작동성을 결정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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