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의 로제가 2025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MA)에서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상을 수상하며 K-pop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이 부문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현지시간 9월 7일 미국 뉴욕 UBS 아레나에서 열린 2025 MTV VMA 시상식에서 로제는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로 이 상을 받았다. 브루노 마스는 시상식 현장에는 참석하지 않았고, 로제가 단독으로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받았다.
‘올해의 노래’는 ‘올해의 비디오’, ‘올해의 아티스트’와 더불어 MTV VMA를 대표하는 핵심 부문으로 꼽힌다. MTV는 2019년부터 K-pop의 인기를 반영해 ‘베스트 K-pop’ 부문을 별도로 신설해 운영해왔지만, 이 부문을 제외한 메인 시상 부문에서는 그동안 서구권 팝 아티스트들이 주로 트로피를 가져갔다. BTS가 2021년 ‘다이너마이트’로 ‘올해의 노래’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적은 있지만 수상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로제의 이번 수상은 K-pop 아티스트가 MTV VMA 메인 부문에서 거둔 첫 수상 사례로 기록됐다.
K-pop과 글로벌 팝 신의 접점이 된 무대
로제의 이번 수상은 K-pop이 ‘베스트 K-pop’ 같은 별도 부문을 넘어 메인 시상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파트(APT.)’는 2024년 10월 18일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협업 싱글로 먼저 공개됐으며, 이후 같은 해 12월 6일 발매된 로제의 첫 정규 솔로 앨범 ‘로지(rosie)’에 타이틀곡으로 수록됐다. 이 곡은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최고 5위까지 오르며 여성 K-pop 솔로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핫100 톱5에 진입한 곡으로 기록됐고,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서도 여러 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아파트(APT.)’는 로제 특유의 허스키한 보컬과 브루노 마스의 멜로디 감각이 어우러진 곡이다. 가사 대부분은 영어로 쓰였지만 로제가 곡 중간중간 한국어 표현을 섞어 넣으면서 K-pop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루노 마스의 축하 메시지와 수상 소감
브루노 마스는 로제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X)에 로제가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 “Big Bad Rosie! (그녀는 대단해)”라는 문구로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이 게시물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화제를 모았다.
시상식에서 로제는 소감을 전하며 “꿈을 꾸던 16살의 저에게 12년이 지난 지금 이 상을 바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을 받은 지금, 세상에 가짜는 없다고 믿는다”는 취지로 자신의 성장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눈시울을 붉혔다. 소감 도중에는 한국어로 “테디 오빠, 저 상 탔어요. 블랙핑크 멤버들, 저 상 탔어요. 늘 고맙고 사랑합니다”라고 말해 현장과 온라인 중계를 지켜보던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프로듀서 테디와 블랙핑크 동료들을 향한 이 짧은 한국어 인사는 로제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러 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블랙핑크도 ‘베스트 그룹’ 수상, 2관왕 달성
이날 시상식에서 블랙핑크는 ‘베스트 그룹’ 부문 상도 함께 수상했다. 이에 따라 로제는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올해의 노래’ 수상과 그룹 활동을 통한 ‘베스트 그룹’ 수상을 모두 거두며 이날 행사에서 2관왕에 올랐다.
로제는 2016년 블랙핑크로 데뷔한 뒤 그룹 활동과 함께 솔로 활동도 병행해왔으며, ‘아파트(APT.)’가 수록된 ‘로지(rosie)’는 그의 첫 정규 솔로 앨범이다. 이번 VMA 수상으로 로제는 그룹 활동뿐 아니라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미국 주요 시상식 메인 부문에서 성과를 낸 K-pop 가수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로제의 이번 수상은 K-pop 아티스트가 미국 대형 시상식의 메인 부문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이번 수상이 K-pop 전반의 지속적인 트렌드로 이어질지, 아니면 개별 아티스트와 곡의 성공 사례로 남을지는 향후 다른 K-pop 아티스트들의 활동과 성과를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