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관광부는 26일(현지시간) 중북부 바그마티주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관광객 468명이 실종 상태이며, 이 가운데 393명이 외국인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네팔 관광부는 앞선 집계에서 실종자 가운데 최소 133명이 힌두교 성지인 티베트 카일라스산 순례길에 오른 인도인이라고 말했다. 미국인과 호주인, 영국인, 캐나다인도 수십명씩 실종 상태다.
사망 최소 160명…네팔 실종 484명, 중국 실종 558명
네팔 경찰은 시신 157구를 수습했다고 밝혔고, 중국 관영 CCTV는 국경 인근 티베트 지역에서 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최소 160명이다. 네팔 경찰과 총리실은 외국인 391명과 네팔인 93명을 포함한 484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네팔 관광부는 28일 전통 명절 자나이 푸르니마와 맞물려 라수와 지역 호수 인근에서 트레킹을 하던 네팔인도 최소 62명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인근에서 연락이 끊긴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도 실종 상태다.
중국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도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27일 오전 8시(현지시간) 기준 인명 피해는 사망 3명, 실종 558명이다. 전날 오후 8시 기준 사망자와 실종자가 각각 3명과 265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밤사이 실종자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실종자 558명 가운데 외국인은 260명이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네팔 측 피해 지역에서 실종된 중국인은 100명에 가깝고, 네팔 주재 중국대사관은 네팔과 추가 확인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KBS에 따르면 다리 19개가 유실되고 도로 40킬로미터가 끊겼다. 네팔 정부는 인도와 중국에 구조 지원을 요청했고, 중국은 구조 인력 570여 명과 우리 돈 450억 원을 긴급 투입했다.
순례 성지와 트레킹 관문을 덮친 홍수
힌두교와 불교 순례객들은 이 지역을 흐르는 트리슐리강과 렌데강이 합류하는 지점의 샤푸르 베시와 티무레 같은 작은 마을로 모여든다. 두 마을은 이번 홍수로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이다. 이 마을들은 네팔 트레킹 지역인 랑탕 계곡과 그 서쪽의 타망 헤리티지 트레일로 향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네팔은 현재 몬순(우기)이지만 라수와 지역의 루트를 따라가는 카일라시 트레킹은 성수기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지진 아닌 빙하 붕괴…USGS 정정
네팔 정부는 예비 조사 결과 티베트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빙하가 붕괴하면서 홍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부 장관은 의회에서 오전 8시 37분께 지진이 발생했고 3분 뒤에 돌발 홍수가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애초 규모 4.4 지진으로 발표한 사건을 정정했다. USGS는 “장주기 지진파와 위성 사진 등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규모 4.4가 아닌 규모 5.2 수준의) 지진 에너지는 오히려 산사태로 인해 발생했다”며 “지진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 소속 한 전문가는 “네팔 쪽 빙하에서 발생한 얼음과 바위가 강을 막으면서 하류로 갑작스러운 물살을 쏟아낸 상황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의 빙하 두께는 2000년 이전에는 연평균 34㎝씩 줄었으나 2000년 이후에는 연간 73㎝씩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급류에 떠내려가다 나무에 걸려 산 생존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라수와 지역 주민 비벡 쿠말(24)은 26일 신축 주택 외부에서 화장실 구덩이를 파다가 ‘쉬익’하는 소리를 들었다. 쿠말은 “달리기 시작했다. 그때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거대한 물의 벽이 굉음을 내며 쏟아져 내려왔다”고 말했다. 급류에 휩쓸려 하류로 쓸려 내려가던 그는 “운 좋게도 망고나무에 걸려 멈춰 섰다”며 “망고나무가 없었다면 휩쓸려가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대 때인 2015년 네팔 대지진에서도 살아남은 쿠말은 수도 카트만두의 국립외상센터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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