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일본에 15조 원 투입…AI 인프라 확충 나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년간 일본에 100억 달러, 약 15조 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 계획은 4월 3일(현지시간) 도쿄 총리 관저에서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공식 발표됐다. MS는 이번 투자를 통해 데이터센터 확대, 클라우드 컴퓨팅 역량 강화, 사이버보안 체계 구축, AI 인재 양성 등 네 개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이날 회동에서 “일본의 경제와 국가에 공헌하고 싶다”며 “단순히 기술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 육성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투자에 대해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MS는 이번 투자로 일본 내 자체 운영 데이터센터를 확대하는 한편,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 사쿠라인터넷과 협력해 AI 연산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컴퓨팅 자원을 확충하고,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와 연동되는 AI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을 공동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히타치 등 일본 주요 기업들과 손잡고 2030년까지 AI 개발자와 엔지니어 100만 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번 발표 직후 일본 증시에서는 관련 기업 주가가 즉각 반응했다. MS와 협력하는 사쿠라인터넷 주가는 발표 당일 20% 가까이 급등했고, 소프트뱅크 주가도 1.6%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MS의 이번 투자가 일본을 아시아 지역 AI 인프라의 거점으로 삼으려는 전략의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을 아시아 AI 허브로…글로벌 빅테크의 베팅
MS가 일본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아시아 지역 AI 인프라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이 자리한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 기반이 탄탄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AI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여기에 전력 공급 여건과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MS는 이번 발표에 앞서서도 일본 내 클라우드·AI 투자를 꾸준히 이어왔으며, 이번 15조 원 규모의 투자는 그 연장선에서 규모를 대폭 확대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편 MS는 4월 3일 일본 투자 발표 이후 같은 달 27일에는 호주에도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공개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반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과 호주를 합친 투자 규모는 3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MS가 한국에도 유사한 규모의 투자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 IT 업계의 대응 전략은?
MS의 대규모 일본 투자 소식에 한국 IT 업계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본이 MS의 클라우드·AI 인프라를 등에 업고 아시아 AI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경우, 한국 기업들과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IT 대기업들이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채널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MS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의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본이 소프트뱅크, 사쿠라인터넷 등 자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투자 유치에 성공한 사례는 한국 정부와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향후 전망
MS의 일본 투자가 실제 데이터센터 준공과 서비스 상용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발표를 계기로 아시아 지역 AI 인프라를 둘러싼 빅테크 간 경쟁은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MS의 후속 투자 행보와 아시아 지역 전략을 면밀히 살펴보며, 국내 AI 인프라 투자 유치와 자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