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가 선택한 여름, 2010년대 감성으로 돌아왔다
걸그룹 키키가 8월 10일 새 미니앨범 ‘와이키키’(WhyKiiiKiii)와 타이틀곡 ‘팝 오프 팝 오프’(Pop Off Pop Off)를 내놓고 여름 활동에 들어갔다. 연합뉴스가 11일 보도한 이번 컴백의 중심에는 2010년대에 유행한 음악과 패션을 키키만의 방식으로 다시 바라보는 콘셉트가 놓여 있다. 데뷔곡 ‘아이 두 미’(I DO ME)에서 자연을 뛰노는 순수한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고, 전작 ‘404’(뉴 에라·New Era)에서 Y2K 스타일을 선보였던 키키는 이번 앨범을 통해 또 한 번 분위기를 바꿨다.
키키는 11일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키키만의 서머송을 들려드릴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앞으로 선보일 무대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번 앨범이 단순히 계절에 맞춰 발표한 노래에 그치지 않고, 키키라는 팀의 색을 여름 음악 안에서 구체화하려는 시도임을 보여준다. 같은 여름을 노래하더라도 어떤 시대의 감각을 가져오고, 그것을 어떤 캐릭터와 표현으로 재구성하는지가 그룹의 개성을 가르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키키가 2010년대의 음악과 패션을 많이 찾아봤다고 설명한 대목은 이번 변신을 이해하는 열쇠다. 이전 활동에서 활용한 Y2K 스타일이 더 앞선 시기의 감각을 불러왔다면, 이번에는 그다음 시대로 시선을 옮겼다. 과거의 유행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키키가 지금까지 보여준 순수함과 장난기, 밝은 에너지를 다른 시대의 문법 안에 배치한 것으로 분석된다. 데뷔 이후 각 활동마다 뚜렷한 시각적·음악적 장면을 제시해 온 흐름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와이키키’에 담긴 질문, 왜 지금 키키인가
앨범명 ‘와이키키’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유명 휴양지 와이키키(Waikiki)에서 착안했다. 동시에 영어 표현 ‘Why KiiiKiii’, 즉 ‘왜 키키인가’라는 질문을 겹쳐 놓았다. 익숙한 휴양지의 이름을 팀명과 연결하면서 여름의 이미지와 그룹의 정체성을 한 단어에 담은 셈이다. 밝고 시원한 인상을 먼저 전달하면서도, 이번 앨범을 통해 키키가 어떤 팀인지 다시 묻고 답하려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한 문장으로 규정되기보다 키키가 거쳐온 콘셉트의 변화 속에서 드러난다. 자연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소녀, Y2K 스타일을 입은 새로운 세대, 그리고 2010년대 감성을 탐색하는 여름의 주인공은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완전히 단절돼 있지는 않다. 키키는 매번 특정 시대나 공간의 이미지를 선택하면서도, 그 안에서 멤버들이 즐기는 모습과 또래다운 에너지를 전면에 세워왔다. 이번 앨범 역시 변화 자체보다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유지되는 팀의 분위기에 주목하게 한다.
‘왜 키키인가’라는 질문형 제목은 듣는 사람에게도 앨범 해석의 자리를 열어준다. 휴양지의 이름에서 시원한 풍경을 떠올릴 수도 있고, 팀명이 반복되는 언어적 재미에 집중할 수도 있다. 앨범 제목과 타이틀곡, 멤버들의 설명이 모두 무거운 서사보다 즉각적인 즐거움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여름에 어울리는 가벼운 접근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키키가 선택한 시대적 감각을 살펴보게 하는 이중 구조라고 평가된다.
신스팝과 장난기, ‘팝 오프 팝 오프’가 겨냥한 순간
타이틀곡 ‘팝 오프 팝 오프’는 일렉트로닉 신스팝 장르로, 중독성 강한 코러스를 앞세운 노래다. 멤버 수이는 한 번 들으면 계속 생각나는 멜로디와 재미있는 가사를 곡의 매력으로 꼽았다. 제목부터 같은 표현을 반복해 리듬감을 만들고, 코러스의 기억하기 쉬운 성격을 강조한다. 곡을 처음 접한 순간부터 핵심 구간을 빠르게 인식하게 하는 구성이 이번 여름 활동의 밝고 직관적인 방향과 맞물린다.
가사에는 더운 여름을 키키만의 방식으로 이겨내자는 장난기 어린 메시지가 담겼다. 수이는 이 가사에 집중해 노래를 들으면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계절의 무더움을 거창한 이야기로 풀기보다, 함께 움직이고 웃으며 넘기는 태도로 바꿔 보여주는 접근이다. 전자음 중심의 신스팝과 반복적인 코러스, 장난스러운 언어가 하나의 방향을 향하면서 곡의 성격도 명확해진다.
키키의 이번 컴백에서 주목할 지점은 과거 유행의 탐색이 현재의 팀 정체성을 설명하는 도구로 쓰였다는 데 있다. 2010년대 음악과 패션을 참고했지만 앨범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왜 지금 키키인가’다. 과거를 바라보는 시선이 복고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데뷔곡부터 이어진 변화와 새 무대를 연결하는 장치가 된 것이다. 어떤 시대를 선택하든 키키다운 즐거움으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앨범 전반을 관통한다고 분석된다.
무대에서 완성될 키키의 새로운 장면
키키는 이번 앨범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보여줄 무대를 강조했다. 음원과 앨범에서 제시된 2010년대 콘셉트가 실제 활동에서 어떤 표정과 움직임, 패션으로 구현되는지가 컴백의 다음 관전 요소가 된다. ‘팝 오프 팝 오프’의 강한 코러스와 재미있는 가사는 듣는 경험뿐 아니라 무대에서 반복적으로 각인될 수 있는 중심축이다. 멤버들이 말한 장난기와 여름의 활력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전달되는지에 따라 이번 변신의 인상도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활동은 키키가 하나의 이미지에 머물기보다 앨범마다 새로운 시대와 분위기를 탐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순수한 자연의 이미지에서 Y2K를 거쳐 2010년대로 이동한 흐름은 짧은 활동 이력 안에서도 서로 다른 장면을 축적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매번 밝고 자유로운 에너지를 유지하면서 변화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키키의 정체성은 고정된 의상이나 장르보다 새로운 유행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소화하는 태도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글로벌 K팝 팬에게 이번 컴백이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와이의 와이키키에서 가져온 친숙한 여름 이미지, 영어 말장난을 활용한 앨범명, 2010년대 음악과 패션, 한국 걸그룹의 신스팝이 한 작품 안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팬들도 각자가 기억하는 2010년대 감성과 여름의 장면을 떠올리며 노래를 즐길 수 있다. 키키의 ‘와이키키’는 과거의 유행을 다시 보여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오늘의 K팝 무대에서 새롭게 즐기는 방법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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