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도시가 맞이한 ‘ARIRANG’의 시간
11일 현재 BTS의 새 월드투어 ‘ARIRANG’이 북미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도로 일부를 ‘BTS Boulevard’로 부르는 방안이 추진되고 미국에서는 주지사까지 환영 메시지를 내놓으며 공연장 밖의 열기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토론토 시의회는 BTS 콘서트를 계기로 현지시간 21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시내 도로 일부 구간에 ‘BTS Boulevard’라는 이름을 붙이는 안건을 최근 심의·의결했다. 한 팀의 투어가 공연 홍보를 넘어 도시 행정의 공식 의제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BTS는 이달 뉴욕을 시작으로 북미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시간 10∼11일에는 미국 볼티모어의 M&T Bank Stadium, 15∼16일에는 알링턴의 AT&T Stadium, 22∼23일에는 캐나다 토론토의 Rogers Stadium을 찾는 일정이다. 대형 스타디움을 잇는 이동 경로 위에서 각 도시가 BTS를 맞이하는 방식도 하나의 볼거리로 떠올랐다. 팬들은 무대와 음악뿐 아니라 공연이 열리는 도시 전체에서 ‘ARIRANG’의 분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특히 ‘BTS Boulevard’는 단순한 환영 문구보다 상징성이 크다. 콘서트가 열리는 며칠만 공연장 주변을 장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정 기간 실제 도시 공간의 이름에 BTS를 반영하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이는 BTS의 이름이 티켓을 구매한 관객에게만 통하는 표지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인식하는 문화적 기호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BTS Weekend’, 콘서트를 도시의 축제로 넓히다
토론토 시의회는 공연이 열리는 22∼23일을 ‘BTS Weekend’로 공식 선포해 달라고 시 당국에 요청하기로 했다. 도로 명명안이 팬들이 이동하고 모이는 물리적 공간에 초점을 맞춘다면, ‘BTS Weekend’는 공연일 자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두 구상이 함께 논의된다는 사실은 토론토가 BTS의 방문을 한 차례의 스타디움 공연보다 넓은 도시 이벤트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확정된 부분과 협의 중인 부분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토론토 시의회가 도로 명명 안건을 심의·의결했지만, BTS의 이름과 관련한 지식재산권 사용은 별도 논의를 거치고 있다. 빅히트뮤직 관계자는 토론토 측이 도로 명명과 ‘BTS Weekend’ 선포를 위해 지식재산권 사용 승인을 문의한 것이 맞으며, 이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방정부의 환영 의지와 아티스트 명칭 사용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다.
이 과정은 세계적인 K-pop 투어가 도시와 협업할 때 어떤 요소가 중요해지는지도 보여준다. 아티스트의 이름은 팬에게 친숙한 표현인 동시에 공식적으로 관리되는 지식재산권이다. 따라서 도시가 이를 공공 표지나 기념일 명칭에 활용하려면 환영의 의미뿐 아니라 권리 사용에 관한 조율도 필요하다. 토론토의 사례는 K-pop을 둘러싼 팬 문화와 도시 행정, 브랜드 관리가 하나의 현장에서 만나는 장면으로 분석된다.
스타디움 밖에서 완성되는 월드투어
‘ARIRANG’ 북미 일정의 핵심은 연속된 대형 공연이지만, 이번 소식이 특별한 이유는 흥행의 모습이 좌석과 무대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볼티모어와 알링턴, 토론토로 이어지는 일정 속에서 지방정부 차원의 환영이 가시화되면서 투어의 서사는 도시 단위로 넓어지고 있다. 미국 주지사의 환영 메시지와 토론토 시의회의 움직임은 BTS의 방문을 지역이 직접 반기는 행사로 표현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팬의 관점에서도 도로 이름과 특별 주말은 공연 전후의 경험을 확장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스타디움 안에서는 ‘ARIRANG’의 무대가 중심이 되지만, 밖에서는 ‘BTS Boulevard’라는 공간과 ‘BTS Weekend’라는 시간이 방문의 기억을 구성한다. 공연을 보기 위해 도시에 도착한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BTS와 연결된 경험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런 구조는 월드투어가 음악을 듣는 행위와 도시를 체험하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도로와 주말의 명칭은 언어가 다른 팬들도 즉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BTS’라는 원문 표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Boulevard’, ‘Weekend’처럼 직관적인 단어를 결합했기 때문이다. 여러 국가에서 온 팬들이 동일한 명칭을 공유하고 사진과 메시지로 경험을 나누기 쉬운 형태다. 자동 번역이나 별도의 문화적 해설 없이도 전달되는 단순하고 강한 표현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팬덤과 잘 맞는 환영 방식으로 평가된다.
도시의 공식 언어가 된 BTS
이번 토론토의 움직임은 K-pop 공연을 대하는 도시의 태도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압축해 보여준다. 시의회가 도로 명명안을 다루고, 공연일을 특별한 주말로 선포하도록 요청하는 것은 팬덤의 열기를 공공 영역의 언어로 옮기는 작업이다. BTS를 좋아하는 팬들의 자발적 축하와 별개로, 도시가 공식 절차를 통해 환영의 뜻을 표시하려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관심은 토론토 측과 빅히트뮤직의 지식재산권 논의가 어떻게 정리되고, ‘BTS Boulevard’와 ‘BTS Weekend’ 구상이 현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는지에 모인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도로 명명안이 시의회에서 심의·의결됐고, 특별 주말 선포 요청과 명칭 사용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결과를 앞서 단정하기보다, 공연을 준비하는 도시와 아티스트 측이 공식 사용 방식을 조율하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11일 현재 분명한 것은 ‘ARIRANG’이 북미에서 스타디움 공연 이상의 장면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BTS의 이름은 공연 일정표를 넘어 도로와 도시의 특별한 주말을 설명하는 표현으로 논의되고 있다. 전 세계 팬들에게 이 소식이 흥미로운 이유는 하나의 K-pop 월드투어가 음악과 팬덤을 넘어, 북미 도시가 스스로 환영 방식을 설계하게 만드는 문화적 사건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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