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025년 7월 24일 오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서울 종로구 자택을 비롯한 3곳에 대해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지난 7월 2일 한 전 총리가 특검에 출석해 13시간 40여분 동안 조사를 받은 지 22일 만에 이뤄진 강제수사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한 전 총리의 자택 외에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덕수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당시 국무총리로서 국법상 행위에 부서(副署)하는 등 계엄 선포 과정에 관여한 인물이다. 특검은 그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와 위증 혐의를 동시에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을 자택과 관련 장소에 보내 계엄 관련 문서와 통신 기록 등 증거자료 확보에 나섰다.
계엄 선포문 사후 작성·폐기 공모 의혹
특검은 한 전 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비상계엄 선포문을 사후에 작성하고 이를 폐기하는 과정에 공모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검 조사에 따르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계엄 선포 직후 별도의 선포문을 작성했고, 한 전 총리가 여기에 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문서가 사후에 작성됐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한 전 총리 측이 폐기를 요청했고, 윤 전 대통령이 이를 승인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이와 별도로 한 전 총리에게 위증 혐의도 적용했다. 한 전 총리는 포고령 등 계엄 관련 문건을 사전에 전달받았음에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당 문건을 받은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이 실제 사실관계와 다르다고 판단해 위증 혐의를 적용했으며, 이번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진술의 사실 여부를 검증할 방침이다.
한덕수, 재소환 임박…윤석열 수사도 탄력
한 전 총리는 지난 7월 2일 특검에 처음 출석해 13시간 40여분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한 바 있다. 특검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한 전 총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무총리는 헌법상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에 부서할 권한과 책임을 지는 자리인 만큼, 비상계엄 선포와 사후 문서 처리 과정에서 그가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이번 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이번 압수수색은 특검이 비상계엄 사건 관련 핵심 인물들에 대한 강제수사를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 전 총리에 대한 강제수사가 시작되면서 당시 핵심 역할을 했던 다른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함께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압수수색 당일인 24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특검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으나, 이날 기준으로는 출석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의 전모를 규명하는 이번 수사는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과 그 이후 관련자들의 대응이 헌법과 법률에 부합했는지를 가리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검 수사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고,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소환과 신병 처리가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