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테임 임팔라 ‘Dracula’, 빌보드 어덜트 팝 에어플레이 1위

제니·테임 임팔라 ‘Dracula’, 빌보드 어덜트 팝 에어플레이 1위

팬덤의 힘을 넘어 미국 라디오 정상으로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7일(현지시간) BLACKPINK 멤버 제니와 테임 임팔라가 협업한 곡 ‘Dracula’가 빌보드 어덜트 팝 에어플레이 주간 차트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K-pop 관련 곡이 이 부문 정상을 차지한 것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 ‘Golden’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제니가 K-pop의 오랜 난제로 꼽히던 미국 라디오 시장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셈이다.

어덜트 팝 에어플레이는 빌보드가 1996년 도입한 차트다. 미국에서 성인 청취자를 대상으로 방송하는 라디오 방송국 40곳이 특정 곡을 얼마나 자주 송출했는지를 환산해 순위를 정한다. 음원 구매량이나 앨범 판매량, 온라인 스트리밍 횟수를 중심으로 보는 차트와는 평가 방식이 다르다. 팬들이 직접 반복해서 음악을 듣거나 구매하는 것만으로는 순위를 끌어올리기 어렵고, 방송국의 선곡과 폭넓은 청취자 반응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이 차이는 ‘Dracula’의 1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그동안 여러 K-pop 가수가 빌보드 ‘Hot 100’과 ‘Billboard 200’ 상위권에 진입했지만, 미국 라디오 방송 순위에서는 같은 수준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력한 글로벌 팬덤이 판매와 스트리밍을 빠르게 집중시키는 데에는 유리했지만, 다양한 연령과 취향의 청취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선곡되는 라디오의 구조까지 곧바로 움직이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Dracula’가 보여준 대중성의 확장

‘Dracula’의 성과는 제니의 음악이 기존 K-pop 팬층 밖에서도 반복적으로 선택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어덜트 팝 라디오는 특정 팬덤의 규모만 확인하는 공간이 아니라 여러 계층의 청취자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방송 채널이다. 40개 방송국의 송출 횟수를 바탕으로 집계되는 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은 곡의 인지도가 팬 중심의 소비를 넘어 미국 대중 음악 청취 환경으로 확장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특히 테임 임팔라와의 협업은 서로 다른 음악적 배경을 가진 아티스트가 만난 결과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번 1위는 어느 한쪽의 이름값만으로 설명하기보다, 협업곡 자체가 미국 라디오의 성인 팝 청취층과 접점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K-pop 아티스트의 해외 협업이 단순한 화제성이나 스트리밍 상승에 머무르지 않고 현지 방송 편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제 차트 성적으로 확인한 사례다.

포브스가 이 성과를 조명한 배경도 미국 라디오 차트가 지닌 높은 진입 장벽과 맞닿아 있다. 판매와 스트리밍에서는 공개 직후 팬덤의 집중력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라디오 송출은 방송국이 곡을 지속해서 선택할 이유가 필요하다. 따라서 ‘Dracula’의 정상 등극은 제니의 글로벌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동시에, 그 영향력이 보다 넓은 대중적 청취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두 번째 1위가 바꾼 K-pop의 질문

이전까지 어덜트 팝 에어플레이 1위에 오른 K-pop 관련 곡은 ‘Golden’이 유일했다. 이제 ‘Dracula’가 두 번째 기록을 추가하면서 관심은 K-pop이 미국 라디오에 진입할 수 있는지 여부에서, 어떤 음악과 협업이 반복적인 선곡을 끌어낼 수 있는지로 이동하게 됐다. 한 곡의 예외적 성공에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성격의 두 곡이 연이어 정상 사례로 기록됐다는 점은 K-pop을 둘러싼 현지 소비 경로가 조금씩 넓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 기록을 모든 K-pop 음악의 라디오 장벽이 사라졌다는 뜻으로 확대해서 해석할 수는 없다. 기사에서 확인되듯 미국 라디오 순위는 여전히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대중성이 뒷받침돼야 방송 횟수를 늘릴 수 있는 구조다. 오히려 제니의 성과가 선명한 이유는 팬덤 기반 지표와 대중 방송 지표 사이에 존재했던 간극을 실제 1위 기록으로 좁혔기 때문이다. 이는 K-pop의 세계적 인기가 숫자의 크기뿐 아니라 소비 방식의 다양성으로도 평가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팬들에게 ‘Dracula’의 1위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곡이 차트에 진입했다는 소식 이상이다. 한국에서 출발한 K-pop 스타가 미국의 일상적인 라디오 청취 공간에서도 가장 많이 선택되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제니가 세운 이번 기록은 K-pop의 다음 성장이 더 큰 팬덤만이 아니라, 팬이 아닌 청취자까지 자연스럽게 음악을 듣게 만드는 힘에서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 제니, K팝 힘 못쓰던 美라디오 차트서 정상…'골든' 이어 두번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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