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4명 사망 인천 원병원, 인권위 병원장 고발·경찰 압수수색

환자 4명 사망 인천 원병원, 인권위 병원장 고발·경찰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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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는 인천 미추홀구 원병원 병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중대범죄수사청에 고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인천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같은 날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인권위 조사로 드러난 사망 환자는 4명이다. 정신의료기관인 원병원에서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이들은 심정지·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발견 당일부터 사흘 안에 숨졌다. 인권위는 입원환자 안전사고와 주의·보호의무 소홀, 부당한 격리·강박, 통신의 자유 침해를 확인했다.

의료진 없는 시간대 잇따른 사망

보호실에 격리됐던 치매 환자는 지난 1월 10일 오전 1시쯤 간호조무사에게 발견됐다. 병원 전체에 의료진이 1명도 없는 새벽 시간대였으며, 환자는 심정지·호흡정지 상태였다. 사망 원인은 외상성경막하출혈이었다.

지적장애 환자는 잠금장치가 달린 병실에서 325일간 혼자 지냈다. 다른 환자의 음식을 빼앗아 먹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 환자는 지난 2월 오전 심정지 상태로 간호조무사에게 발견돼 이송됐으며, 사망 원인은 질식사였다.

조현병 환자는 지난 3월 22일 오후 10시30분쯤 간호조무사에게 심정지·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에도 병원에 의료진이 1명도 없었으며, 환자는 발견 2시간 뒤 위장관출혈로 숨졌다.

알코올의존증후군 환자는 지난 6월 컵라면을 먹다가 호흡곤란이 발생해 이송됐다. 사망 원인은 다발성장기부전이었다.

장기 격리와 야간 무면허 의료행위

인권위는 환자 식사 부실 제공과 편지 발송 제한 등 외부 교통권 제한에 관한 진정을 계기로 지난 7월 2일 병원을 불시 방문했다. 방문 과정에서 보호실이 아닌 장소와 병실 안에서 환자를 강박한 정황을 확인했다. 일부 병실 문에는 외부 잠금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현장에서 이런 정황이 드러나자 인권위는 같은 달 16일 직권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조사에서는 자폐성 장애인 1명이 잠금장치가 달린 병실에 200일간 격리돼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다른 환자의 커피를 훔친다는 것이 격리 이유였다. 이 격리와 관련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시나 격리·강박 사유를 적은 기록은 남아 있지 않았다.

원병원에 의료진이 배치되지 않은 시간대는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였다. 병원장은 이 시간대에 간호조무사와 보호사에게 환자 격리·강박을 지시했고, 인권위는 이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했다.

환자 6명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는데도 자의입원 또는 동의입원으로 처리됐다. 자의입원이나 동의입원으로 처리됐지만 입원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조사관에게 진술한 환자도 5명이었다.

폐쇄병동 8개 가운데 공중전화기가 설치된 곳은 4개 병동이었다. 입원 환자의 휴대전화 소지는 전면 금지됐고 전화 사용은 일주일에 한 번만 허용됐다. 인권위는 이런 조치가 통신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병원장 고발과 경찰 압수수색

인권위는 중대범죄수사청에 병원장을 고발하면서 업무상 과실치사와 감금,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기록보존 의무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간호조무사와 보호사에게는 격리·강박 절차를 위반한 혐의를 적용해 함께 고발했다.

행정처분은 관할 보건소에 권고했다. 인권위는 무면허 의료행위가 발생한 점을 들어 미추홀보건소장에게 원병원에 대해 의료법에 따른 영업정지 등 필요한 행정처분을 하라고 권고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정신의료기관에서 부당한 격리·강박이 관행처럼 이뤄지는 것을 바로잡을 조치를 권고했다.

경찰 수사는 사망 환자 1명의 유가족이 낸 고소장에서 시작됐다. 인천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이 고소를 계기로 병원장 등을 수사해 왔고, 6일 오전 10시부터 수사관 5명을 원병원에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진료기록을 비롯한 증거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이 중수청과 미리 조율해 진행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압수수색 대상이나 확보한 자료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시정명령 4건

‘원병원 현황 및 최근 3년간 행정처분 결과’는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시로부터 받은 자료다. 이 자료를 보면 2024년부터 올해까지 미추홀구보건소가 원병원에 내린 시정명령은 모두 4건이다.

4건 중 2건은 정신의료기관 종사자 수 기준을 채우지 못해 내려졌다. 2024년 11월 11일에는 전문의가, 올해 4월 8일에는 정신건강전문요원이 기준에 못 미쳤다.

나머지 2건은 의료법 위반에 따른 것이다. 2024년 회계연도 회계자료를 내지 않아 올해 3월 26일 적발됐고, 4월 14일에는 환자 폭력행위 예방 게시물을 걸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원병원에 내려진 기존 행정처분은 인력기준 미충족 등을 이유로 한 시정명령이었다.

허 의원은 “인력기준 미충족이 두 차례나 적발됐고 환자들이 잇따라 숨지는 동안에도 보건소의 처분은 시정명령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시정명령만으로는 인력 공백을 바로잡지 못했다는 것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인력기준을 반복 위반하는 정신의료기관에 대해 업무정지 등 실효성 있는 처분이 내려지도록 처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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