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에 이어 스트레이 키즈도 내년 제69회 그래미 어워즈 심사에 작품을 올리지 않았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가 밝힌 이 사실은 2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아시안 팝 부문 유지 발표 하루도 안 돼 나온 결정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1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이하 아시안 팝) 부문을 내년 시상식에서 예정대로 시상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레이 키즈의 미출품 소식은 이 발표 뒤 하루가 지나기 전에 알려졌다. 왜 작품을 내지 않았는지에 대해 JYP엔터테인먼트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제69회 그래미 어워즈 출품은 지난 8월 21일 마감됐다. 그래미 규정상 정식으로 출품되지 않은 작품은 후보 심사에서도, 투표 명단에서도 빠진다. 시상식은 내년 2월 열린다.
아시안 팝 유력 후보였던 스트레이 키즈
스트레이 키즈는 아시안 팝 부문에서 수상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거론돼 왔다. 빌보드가 1일 내놓은 ‘BTS가 빠진 아시안 팝 그래미 후보’ 전망 기사에서도 주요 후보 자리는 스트레이 키즈 몫이었다. 이 기사에서 빌보드는 히트곡 ‘디스 앤드 댓’과 ‘두 잇’의 출품 자격을 언급하면서 “지난 3월 팬들을 위해 발매된 앨범 <스테이>가 그래미 후보로서 감동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차트 성적도 뒷받침됐다. 스트레이 키즈가 8월 7일 낸 앨범 ‘디스 앤드 댓’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 그룹이 이 차트 정상을 밟은 것은 이 앨범이 9번째로, 비틀스 다음으로 1위가 많다. 그룹 자체 최고 순위도 나왔다. 앨범과 이름이 같은 타이틀곡이 ‘핫 100’ 38위까지 올랐다.
올해 레코딩 아카데미 투표 위원으로 합류한 멤버 8명은 모두 수상작을 고르는 투표권이 있다. 투표에는 참여할 수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작품은 심사에 올리지 않은 것이다. 출품 여부에 대한 질문은 8월 6일 신보 기자간담회에서도 나왔지만, 멤버들은 즉답을 피했다. 당시 현진은 “활동하면서 단 한 번도 어떤 수상 결과나 기록을 목표로 잡은 적이 없다”며 “팬들이 행복하고 만족하는 게 우리의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BTS 보이콧과 레코딩 아카데미의 입장
레코딩 아카데미는 지난 6월 새 부문 5개를 만든다고 발표했고, 아시안 팝은 그중 하나다. 나머지는 ‘베스트 라틴 송’, ‘베스트 트래디셔널 팝 보컬 퍼포먼스’, ‘베스트 알앤비(R&B) 컬래버레이션 또는 듀오/그룹 퍼포먼스’, ‘베스트 트래디셔널 포크 앨범’이다. 대상은 K-팝, 일본 J-팝, 중화권 C-팝 같은 아시아 지역의 현대 대중음악이다. 아시아 언어가 곡 안에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해야 하며, 영어로만 된 노래는 제외된다.
이 부문을 두고는 K-팝이 이미 세계 음악계 주류로 들어섰는데도 본상과 떼어 별도 부문으로 구분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BTS는 지난 7월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카데미는 부문을 고칠 수 있다며 물러서는 듯했지만 결국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달 아카데미가 연 화상 회의에는 아시아 음악계 아티스트와 업계 관계자 80여명이 참여해 의견을 냈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몇주 동안 아카데미가 아시아 음악계 관계자들을 상대로 의견 청취와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존속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는 “무엇보다 가장 강하게 들린 것은 이 부문을 지지하고, 계속 유지해 달라고 뜻을 전한 동료 음악 창작자들의 목소리였다”고 설명했다.
메이슨 CEO는 “이 결론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지는 못한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했다. 그래도 음악계 전체로 보면 적절한 결정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아시안 팝 출품작도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제너럴 필드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운영 방식은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음악계 의견을 계속 들으며 점검하겠다고 했다.
다른 K-팝 그룹으로 번질지 관심
BBC방송은 스트레이 키즈의 불참을 그래미가 입을 큰 타격으로 봤다. 유력 후보 두 팀이 연달아 빠지면서 다른 K-팝 가수들이 뒤따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룹 에이티즈 리더 홍중은 최근 버라이어티와 한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BTS의 행보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며 “나 역시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