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이 2025년 국제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에서 최고 등급인 슈퍼1000 대회 4개 가운데 3개를 석권하며 압도적인 한 시즌을 보냈다. 다만 최고 등급 대회를 한 시즌에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 도전은 지난 7월 차이나오픈 준결승에서 부상으로 기권하며 좌절됐고,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2년 연속 우승에는 실패해 동메달에 머물렀다.
슈퍼1000 대회 3관왕, 그랜드슬램은 부상으로 좌절
BWF 월드투어 최고 등급인 슈퍼1000 대회는 매년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올잉글랜드오픈), 인도네시아오픈, 차이나오픈 등 총 4개 대회로 치러진다. 안세영은 올 시즌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오픈과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에서 연이어 정상에 오르며 3관왕을 달성했다.
안세영은 1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하며 시즌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어 3월 16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 결승에서는 중국의 왕즈이를 게임스코어 2대1(13-21, 21-18, 21-18)로 꺾고 한국 여자 단식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 2회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 안세영은 허벅지 통증을 참아가며 1시간 35분간 이어진 접전을 승리로 이끈 뒤 저는 이제 전영오픈의 여왕이 됐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6월 8일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오픈 결승에서도 왕즈이를 상대로 2대1(13-21, 21-19, 21-15) 역전승을 거두며 4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여기에 7월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오픈(슈퍼750)에서는 왕즈이를 2대0으로 완파하며 시즌 여섯 번째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다.
하지만 슈퍼1000 대회 전체 석권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대한 도전은 7월 중국 창저우에서 열린 차이나오픈에서 멈춰섰다. 안세영은 7월 27일 열린 준결승에서 중국의 한위에를 상대하던 도중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호소하며 19-21, 6-11 스코어에서 기권했다. 이로써 슈퍼1000 대회를 한 시즌에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 도전은 무산됐고, 결승은 왕즈이와 한위에의 중국 선수 간 대결로 치러졌다.
세계선수권 2연패는 무산…부상 딛고 시즌 마무리
안세영은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프랑스 파리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열린 BWF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도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다. 2023년 덴마크 코펜하겐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처음으로 단식 우승을 차지했던 안세영은 타이틀 방어에 나섰으나, 8월 30일 열린 준결승에서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패하며 2연패에는 실패했다. 다만 이 결과로 2022년 도쿄 대회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획득했다.
앞서 3월 9일에는 프랑스에서 열린 오를레앙마스터즈(슈퍼300) 결승에서도 천위페이를 2대0(21-14, 21-15)으로 완파하며 한국 단식 선수 최초로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BWF 월드투어는 상금 규모와 랭킹 포인트에 따라 슈퍼1000, 슈퍼750, 슈퍼500, 슈퍼300 등으로 등급이 나뉘며, 이 가운데 슈퍼1000은 가장 많은 포인트와 상금이 걸린 최상위 등급 대회다. 세계랭킹 1위를 장기간 지켜온 안세영이 한 시즌에 슈퍼1000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기록은 남녀 단식을 통틀어 아직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다.
배드민턴계에서는 안세영이 부상 없이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남은 시즌은 물론 다음 시즌 이후에도 슈퍼1000 그랜드슬램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세영은 이후 잔여 일정에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경기를 이어갈 예정이며, 연말 BWF 월드투어 파이널 출전권 확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