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일부 직원이 주가 하락을 바란다는 취지의 익명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사주로 받는 특별경영성과급을 두고 직원과 주주의 이해가 엇갈린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10월 15일 9.48% 급락한 뒤 16일 3.33% 올라 217,000원에 장을 마쳤다.
’10만원까지’ 익명 게시글과 주주 반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삼성전자 소속으로 표시된 계정의 게시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10만원 선까지 내려가기를 바란다는 취지였고, 일부 직원이 블라인드 익명 게시판에 “주가 10만원까지 떨어져라”는 글을 올렸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이 글이 알려지자 주주들이 반발했다. 다만 글쓴이가 실제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 일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같은 시기 방송에서도 억대 성과급이 화제가 됐다. 18일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다시 쓰는 성공방정식 – 영크크는 출근 중’에서 SK하이닉스 생산직 직원이 받는 억대 성과급 이야기가 나왔고, 가수 이미주는 “저는 남을 부러워하지 않는데 억대 성과급이라면 진짜 인생이 달겠다”며 부러워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의 구조
논란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에서 비롯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별개로 이 성과급을 새로 만들기로 합의했고, 재원은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다. 개인별 지급액에서 세금·보험료 등을 공제한 나머지는 모두 자사주로 준다.
주식 수는 산정 시점의 주가로 정해진다. 세후 1억원을 받는 경우 주가가 25만원이면 400주, 20만원이면 500주가 된다. 금액이 같아도 산정 때 주가가 낮을수록 받는 주식이 많아지는 셈이다. 받은 주식 중 곧바로 팔 수 있는 것은 3분의 1뿐이고, 나머지는 1년과 2년씩 처분이 묶인다.
단서도 있다. 실제 지급은 내년 3월 말에서 4월 초로 잡혀 있어, 요즘의 주가 하락이 받을 주식 수의 증가로 곧장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엇갈리는 직원과 주주의 셈법
주주는 주가가 오르기를 원하지만, 일부 직원은 지급 전에 주가가 낮아야 주식을 더 받는다고 여길 수 있다. 길게 보면 양쪽 모두 주가가 올라야 이익이지만, 지급 시점을 앞두고는 이해가 갈리는 구조다.
SK하이닉스도 주식 보상 제도를 운영한다. 올해 임금·단체협약에서 초과이익분배금(PS)을 현금 50%, 자사주 50%로 나눠 주기로 합의했고, 직원이 원하면 주식 몫을 최대 100%까지 늘릴 수 있게 했다.
급락 뒤 반등한 주가와 시장 여건
10월 15일 삼성전자 주가는 9.48% 내린 21만원으로 마감했다. 6월 고점 37만4500원보다 43.9% 낮다. 16일에는 시가 213,000원으로 출발해 고가 222,500원까지 오른 뒤, 기준가 210,000원보다 7,000원(3.33%) 높은 217,000원으로 마감해 하락 흐름을 일단 끊었다. 52주 최저가는 93,500원, 최고가는 380,000원이다. 같은 날 기준 PER은 9.73배, PBR은 2.52배, 시가총액은 1,268조 6,425억원이었다.
시장 부담도 컸다. 외국인 투자자는 16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도했고, 8~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판 금액은 11조5000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끝나 그동안 주가를 받쳐 주던 매수 효과가 약해진 점도 부담으로 꼽혔다. 이번 주에는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통화정책이 증시 부담 요인으로 거론되며, 19일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9월 소매판매·산업생산 지표가 나온다.
국민연금 손실도 부각됐다. 국민연금 손실액은 182조 원으로 추산되며 역대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진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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