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고(故) 신해철과 유재석, 한영애, 블랙핑크 등이 제1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문화훈장을 받는다.
신해철 은관문화훈장 사후 추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시상식을 연다. 정부포상 대상은 총 36명(팀)으로, 문화훈장 10명과 대통령 표창 7명(팀), 국무총리 표창 8명(팀), 문체부 장관 표창 11명(팀)이다.
올해 17회째인 이 상은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으로, 대중문화예술인의 사회적 위상과 창작 의욕을 높이고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을 기린다. 가수·배우·희극인·성우·방송작가·연주자 등이 대상이다. 올해 수상자 36명(팀)은 영화·방송·음악·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올해 최고 등급 포상인 은관문화훈장은 2014년 사망한 ‘마왕’ 고 신해철에게 사후 추서된다. 은관은 금관·은관·보관·옥관·화관으로 나뉘는 문화훈장 다섯 등급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신해철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밴드 무한궤도의 보컬로 ‘그대에게’를 불러 대상을 받았다. 당시 서강대 철학과 재학생이었다. 그 뒤 넥스트(N.EX.T)를 이끌며 록에 전자음악을 더하고 사유가 깃든 노랫말을 얹은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였고, 한국 록 음악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유재석·한영애 보관문화훈장
보관문화훈장은 유재석·한영애·박명성·박영남·신관웅 등 5명이 받는다. 희극인 겸 방송인 유재석은 1991년 데뷔해 ‘무한도전’ 등에서 30년 넘게 활동하며 ‘국민 MC’로 불렸다. 2018년 대통령 표창에 이어 8년 만에 문화훈장을 받는다.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가수 한영애는 1976년 이정선·이주호 등과 포크 그룹 해바라기를 만들며 출발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한동안은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고, 1986년 솔로 1집 ‘여울목’을 낸 뒤 신촌블루스를 거쳐 ‘누구 없소?’, ‘조율’을 남겼다. 고유의 음색으로 어떤 노래든 자기 색으로 물들인다고 해서 ‘소리의 마녀’로 불린다.
한영애는 지난 4월 50주년 간담회에서 “나의 구원은 무대였다”고 말했다. 밴드 부활의 김태원이 50주년 신곡 ‘스노우레인(Snow Rain)’을 써 줬으며, 한영애는 이번 시상식에서 축하 공연을 한다.
공연제작자 박명성은 ‘맘마미아!’, ‘시카고’ 등을 제작해 국내 공연산업 발전에 기여한 1세대 뮤지컬 제작자다. 원로 성우 박영남은 목소리 연기로 ‘아기공룡 둘리’의 둘리와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를 맡았다. 한국 재즈 1세대인 재즈 피아니스트 신관웅은 반세기 넘게 활동해 한국 재즈 음악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블랙핑크 멤버 전원 옥관문화훈장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블랙핑크의 지수·제니·로제·리사는 멤버 4명 전원이 옥관문화훈장을 받는다. 블랙핑크는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두 곳에서 정상에 올랐고, 지난 2월에는 유튜브 구독자 1억 명을 넘어섰다. 멤버 개개인의 활동도 케이팝이 해외로 퍼지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옥관문화훈장은 4등급으로, 방탄소년단(BTS)이 2018년 받은 화관문화훈장보다 한 단계 높다. 방탄소년단은 당시 아이돌 그룹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로 문화훈장을 받았다. 옥관문화훈장은 지난해 지드래곤도 받았으며, 로제는 지난해 대통령 표창에 이어 1년 만에 문화훈장을 받는다.
대통령·국무총리·장관 표창 26명·팀
대통령 표창은 음악감독 강승원과 부활, 슈퍼주니어, 영화감독 장항준, 배우 유해진·류승룡·소지섭이 받는다. 강승원은 ‘서른 즈음에’를 작곡하고 음악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진행했다. 1985년에 결성된 부활은 ‘희야’, ‘네버엔딩스토리’ 등으로 한국 록 음악을 대표한 밴드이고, 슈퍼주니어는 ‘쏘리 쏘리’ 등으로 케이팝의 해외 인지도를 높인 그룹이다.
장항준은 1690만 관객을 모은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성과로 수상한다. 유해진은 다수의 흥행 영화에 출연했고 이 작품에서 촌장 엄흥도를 연기했다. 류승룡과 소지섭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국무총리 표창 수상자는 배미향·윤가은·이자람·이재(EJAE)·유승목·김고은·오정세·악뮤(AKMU)다. 방송인 배미향은 라디오 ‘배미향의 저녁스케치’를 25년 넘게 진행했다. 윤가은은 영화감독이며, 소리꾼 겸 뮤지컬 배우 이자람은 판소리 ‘사천가’와 ‘억척가’를 만들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 ‘골든(Golden)’으로 K-팝 최초의 그래미 트로피를 받은 이재는 작곡가 겸 가수다. 악뮤(AKMU)는 남매 듀오다.
문체부 장관 표창은 희극인 김신영·김원훈, 안무가 리정, 배우 임지연·최대훈·박지훈·윤경호, 영화제작자 장원석, 가수 장민호, 그룹 엔믹스와 엔하이픈에게 돌아간다. 박지훈은 ‘왕과 사는 남자’에서 단종을 연기했다. 대통령·국무총리·문체부 장관 표창 규모는 모두 26명(팀)이다.
후보자는 지난 4월부터 국민 공모와 전문가 추천으로 발굴했으며, 활동 기간과 국내외 성과, 산업 발전 기여도, 사회공헌 실적 등을 기준으로 심사했다. 축하 공연에는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La:POEM)과 한영애가 참여한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올해 수상자들은 무대와 방송, 영화 등 각자의 자리에서 오랜 시간 국민과 함께하며 우리 대중문화예술의 발전을 이끌어 온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자긍심을 갖고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이들이 남긴 발자취와 공로를 기억하고 기리는 일에도 꾸준히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