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백구영이 27일 서울 마포구 CJ ENM 센터에서 엠넷 ‘스트릿 월드 파이터: 디렉터스 워’ 우승 소감을 밝혔다.
24년차 안무가의 최종 우승
백구영은 지난 20일 종영한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월드 파이터: 디렉터스 워’에서 최종 우승했다. 이 프로그램은 안무 제작부터 무대 연출까지 퍼포먼스 디렉터의 역량을 겨뤘으며, 바다와 베이비주, 나인, 시미즈 등 K팝 안무가 10명이 참가했다.
41세인 백구영은 참가자 가운데 나이와 경력이 가장 많았다. 2022년에는 댄스 크루 원밀리언의 리더로 ‘스트릿 맨 파이터’에 출연해 최종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출전을 앞두고 가족들은 무리하지 말라며 만류했지만, 그는 자신의 작품을 대중에게 온전히 평가받을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백구영은 우승 당시를 돌아보며 “제가 이런 트로피를 손에 쥐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잖아요. (우승 발표 당시) 눈물을 쏟은 건 지난 고생이 떠올라서라기보단, 이 길에서 오랫동안 버텨온 제 자신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마라톤처럼 오랜 시간 멈추지 않고 달려온 저에게 주시는 개근상이라 느껴집니다”라고 적었다.
창의성과 대중성을 담은 무대
백구영은 미션마다 안무와 이야기 구성을 함께 선보였다. NCT 태용의 신곡 미션 ‘와카 왁’에서는 이른바 ‘딱밤’ 춤을 고안했다. 중간 점검 반응이 좋지 않아 포기하려 했지만, 태용이 동작을 살리자고 제안해 최종 안무에 포함됐다.
그는 대중과 호흡하는 안무의 핵심으로 보편성을 들었다. 백구영은 “지금 챌린지들은 대부분 춤을 잘 추는 분들만 할 수 있는데, 좀 더 친근한 B급 감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더 많은 대중이 함께 즐기려면 안무는 쉬워야 한다”고 밝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경쟁자로는 정민준과 인규를 꼽았다. 정민준의 춤을 통해 자신의 신체 한계를 시험하고 싶었으며, 인규의 무대는 파이널의 긴장을 축제 분위기로 바꿀 만큼 장악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댄서 권익과 앞으로의 활동
백구영은 댄스 스튜디오 원밀리언의 이사로 알려져 있다. 엑소의 ‘러브 샷’, ‘코코밥’, ‘몬스터’를 비롯해 동방신기와 보아 등 여러 가수의 안무를 제작했다.
그는 ‘스트릿 파이터’ 시리즈가 댄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이 우리를 알아봐 주고 인정해 주니, 댄서들의 권익이나 안무 저작권에 대해서도 비로소 힘 있게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죠”라고 밝혔다.
초등학생 때 춤을 시작해 30년 넘게 활동한 백구영은 “제 춤 인생을 기승전결에 빗대자면 지금은 ‘결’의 단계에 와 있는 것 같아요. 다시 ‘기’로 돌아갈 수는 없어도, 이 ‘결’을 최대한 오래오래 유지하면서 대중에게 부끄럽지 않은 좋은 작품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