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8월 1일 한미 관세협상 타결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앞서 7월 30일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마지막 협상에서 한미 양국은 미국이 8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25%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각각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쌀과 소고기 등 농산물의 추가 시장 개방은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타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추진해 온 상호관세 정책의 8월 1일 시행 시한을 이틀 앞두고 이뤄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겠다며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고율 관세를 예고해 왔고, 한국 정부 대표단은 협상 시한 직전까지 워싱턴에 머물며 관세율 조정을 위한 막판 협상을 벌였다.
자동차 관세 15%로 최종 조정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당초 예고된 25%에서 15%로 10%포인트 낮아졌다. 상호관세 15%는 8월 7일부터 적용되며, 자동차 부품 관세는 한미 전략적 투자 이행을 위한 별도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반도체 분야는 한국의 주요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한국의 대미 투자 패키지도 포함됐다. 정부는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 가운데 2000억 달러는 현금 투자,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배정됐다. 연간 투자 집행 규모는 200억 달러로 상한이 설정됐다. 이와 별도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제품 구매도 논의된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애초 우려했던 25% 관세 대신 15%로 관세율이 결정되면서 대미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25% 관세가 그대로 적용될 경우 가격 경쟁력 저하로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돼 왔던 만큼, 15% 수준에서 타결된 결과를 두고 부담이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업 분야에서는 쌀과 소고기 시장의 추가 개방을 피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미국 측은 협상 과정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국 정부는 국내 농업 보호를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투자 확대와 에너지 구매 등 다른 분야에서 협상의 균형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이번 합의가 한미 양국의 호혜적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한 결과라고 설명하며, 대미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경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상회담서 후속 논의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협상 타결을 발표하면서 2주 안에 한국과 정상회담을 가질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8월 25일 백악관에서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열었으며, 이 자리에서 대미 투자 이행 방안과 양국 경제협력 구체화 방안이 논의됐다. 북한 문제와 한반도 정세도 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로 단기적인 관세 부담은 낮아졌지만, 대규모 대미 투자 이행에 따른 재정적 부담과 향후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가 과제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한미 양국은 이번 합의 사항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하고,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법적 절차를 국회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자동차·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의 협력 강화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도 후속 과제로 거론된다.
